탑골이 유행하는 이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과거에 자신이 즐겼던 시공간을 추억하게 하는 문화는 꽤 매력적이다.
그리고 과거는 꽤 자주, 좋았던 것으로 왜곡되곤 한다. 가난했고 슬펐고 외로웠어도 시간이 꽤 많이 지난 후라면 그래도 그땐 좋았지..라며 자위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응답하라" 시리즈가 유행할 때도,
양준일이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으로 떠오를 때도, 우리는 자주 힘든 삶을 사는 동안 이런 추억에 위안받는다고 느낀다.

리메이크 음악을 즐기는 것이나 과거 개봉해서 성공적이었던 영화가 재개봉되는 것 역시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버린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최근 트로트 열풍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보통 연륜있는 세대가 즐기는 줄 알았던 트로트가 유행하는 것도 삶의 희로애락을 겪은 이들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한 인간의 생애에서나 어떤 세대의 공통된 경험에서 과거의 소중했던 추억은 현재의 고통을 위로해준다.

추억을 즐길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에게라도 옛 노래가 위로와 다독임이 되기를 바라본다.

..나도 종이로 된 만화책이나 봐야겠다.
뽀스락거리는 종이를 약간 구김가게 손가락으로 넘기는 그 느낌이 좋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