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여행기[2022. 4.]

사이판의 하늘과 바다

 
코로나로 동생한테도 못 가본지 벌써 2년 가까이 되었다.
맨날 영상 통화만 했는데, 미국은 아직 못 갔지만, 코로나 종식이 거의 다가왔다 싶던 4월.
휴강 기간에 "무격리"로 여행할 수 있는 사이판으로 향했다.
ㅋㅋ 가기 전에는 위험하다, 무슨 휴양지냐, 가격 대비 만족도가.. 이러면서 꾸시렁 대던 내가!!
이제 "싸이판~ 싸이파안~ 싸이파아아안..." 하고 노래를 부른다. 
내게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섬"은 짱 좋은 곳..이 되었다. 
 
우선, 사이판 내에서는 마스크를 거의 끼지 않았다. 
물론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식당에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꼈지만..
다른 사람들이 워낙 안 끼고 있어서, 마스크 낀 내가 웃길 지경ㅎㅎ
 
그리고 비행기는 날짜만 고르고, 시간이나 항공편 등은 우리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비행편이 많지도 않았고, 아직 정상화 이전이라 그랬던 듯.
 
일단 출국 전 "보건소"에서 "백신 증명서 영문판" 보내달라 해서 받았고,
이비인후과에서 PCR 검사 해서 음성이라고 영문 증명서 받는데, 의사들한테 실망했다..
서류 1장 그거 받는데 병원마다 전화해서 확인해봐도 해줄 수 없다는 의사들도 있고(아마 영어 못해서 아니냐..)
어디는 4만 얼마~ 어디는 10만원. 장사 잘들 한다!!
하여튼 집 근처에서 4만원 대에 처리했다. 그리고 사이판 가서 공항 나갈 때 한 번 보여줬나, 그 후로는 사용되지 않았다.
 
여튼 우리가 탈 비행기. 아기비행기였다. ㅋㅋㅋㅋ
비행기만 봐도 설렘 터짐.

6시간 가까이 걸리는 비행 시간 내내 웬만하면 창문을 안 열었다. 뜨거워..

한국의 상공은 이런 구름 가득이었는데, 가다보니 하늘이 파래졌다.

으아.. 태평양 다가가냐.. 참, 사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실제로 사이판을 느끼기 전까지는 나 별로 안 설렜지..
그냥 아~하늘이다. 그랬다.

드디어 사이판 근처!!

빨리 내려주라.. 근데, 사실 공항에서 나가기 전까지는 그렇게 더울지 몰랐다..ㅎㅎ

헷.. 제주도랑 비슷하구먼~하면서 내렸다.

내려서 보니 별게 다 귀엽다. 공항에는 "쪼리" 모양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그래 "감지기 개"가 근무중이야~?ㅎㅎㅎ 근데 실제 살아 있는 감지기 개를 만나진 못했다..

공항에 있던 인사. 하파데이 사이판~!

사이판 하얏트 리젠시는 오래됐지만 난 넘나 좋았다. 간다면 또 하얏트로 갈 것이당..

"사막의 장미"라는 꽃. 진심 예쁘다..

보는 눈만 없었으면, 저거 하나는 꼭 따먹어보고 싶었다..ㅎㅎ

이게 바로 "플루메리아". 우리 집 온실에도 있는데, 이렇게 예쁘게 꽃이 피진 않는다..

플루메리아는 하얏트 곳곳에 너무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굳이 나무에서 따지 않아도 엄청 많이 주울 수 있었다. 헷..

야자에 꽃 핀 거?? 아마도?ㅎㅎ

하얏트 수영장에 살고 있던 앵무새들. 금강앵무?? 여튼 쟤네 너무 웃겼다..

수영을 못하는 나님은 틈틈이 수영장에서 수영도 배우고, 발이 닿지 않아도 일단 구명조끼 입고 둥둥 떠 있는 연습을 했다.
난 쫄보니까.
그래서 수영장 갈 때마다 쟤네랑 인사했는데, "하이~헬로~" 하면 대답도 해주고, "바이~"하고 반응도 해줘서 좋았다.
사이판에서 동물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란 나의 기대는.. 길가에 개조차 만나기 어려운 현실이라 서운했고
하얏트 정원에서 손가락만큼 작은 도마뱀 두 마리 본 거 말고는 뭐.. 
동물 왜케 없나요?? +_+
 

사이판 가면 다 먹는다는 "천지"의 "참치회". 한국 참치회 이제 빠이염.

물회였나, 해물 많아서 나오자마자 사진 대강 찍고 일단 위부터 채웠다.

우리 방은 진심, 뷰가 최고였다.

난 이 사진이 그렇게 맘에 든다. 저기에 얼마나 많은 까만 물고기들이 있냐면..ㅎㅎㅎㅎ!! 호수에 물고기 천지였거든!

해가 질 때도 멋있었다.

잎이 특이해서 볼 때마다 신기했던 식물

야자나무? 나무 한 그루조차 한적하니 좋았다.

셀카 못 찍는 나지만, 이 사진은 꼭 "사막의 장미"랑 같이 찍어놓고 싶어서 하나 찍어봤다. 그 시간과 그 온도와 바람이 또 몽글몽글..

얘였다!! 도마뱀. 사진 찍기 전에 도망가지 말아달라고 막 중얼거리면서 겨우 하나 찍었다. 너 완전 귀여웠다~?

조식 먹을 때마다 내가 신나서 빵을 훔쳤다. 장발장인줄ㅋㅋㅋ

일단 하얏트에는 "새"가 짱 많았고, "물고기"가 짱 많았다. 
나는 솔직히 사이판이 처음이라 이 여행을 주최하신 우리 서방님을 걍 따라갔는데, 
결과적으로 PIC나 켄싱턴 대신 우리 서방님이 자주 가던 "하얏트"를 주저 없이 결정했던 데 박수 100번!
 
호텔은 가족 여행객이나 아줌마들 단체 여행객이 적었고, 
조용하고 한가로웠으며, 바로 앞 전용 비치가 좋았고, 무엇보다 비치에 있던 바가 예술이었다. 
그리고 호수에 물고기가 바글바글해서, 빵 갖고 가면 나한테 모여주니까 더 좋았지.
사실 처음엔 빵 주면 뭐라 할까봐 조금씩 줬는데, 마지막 날!! 하필이면 마지막 날!!
내가 물고기들 보면서 쪼그리고 앉아 있었더니 지나가던 직원이 
"너 물고기들 더 많이 보고 싶으면, 1층에 있는 코너 가게에서 빵 사다가 줘~" 그러는 것이야!!
..그럴 줄 알았음 아침에 조식먹을 때 빵 미리 좀 훔쳤지.. 힝구힝구..
 
<1일차>
호텔 앞 비치에서 신나게 놀았다. 
한국인들이 많지 않아서 수영장->해변 왔다갔다 하는데 분주하지 않았다. 
물론, 한국인 말고 외국인은 일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다들 까맸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까매질 수 있음을 그땐 몰랐다ㅋㅋㅋ
 
물놀이용 마스크를 사갔고 갔다. (서방님 당신의 혜안에 감동..)
진짜 대박 유용했다. 스노클링 마스크 한,,3만원 했나? 그 3만원짜리가 나를 물속에서 그렇게 자유롭게 만들어줄 줄은 몰랐다. 크게 스크래치 난 것 없어서, 다음번에 또 가져가서 써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일단 생존을 위해 구명조끼를 벗지 않았다. 물 속에서도, 물 밖에서도..ㅎㅎ
어쨌든 무사 생존했다. 구명조끼 입고 있어서, 바다에서도 자신 있었다.
죽으면 적어도 시신은 찾겠지..ㅋㅋ 이런 생각으로 일단 물속에 퐁당퐁당 잘 들어갔다.
심지어 그 깊은 그로토에서도 일단 구명조끼 입고 있으니 덜 무서웠더라는..
 
<2일차>
조식 먹고, 일단 또 바다로~~ 그리고 이 날 긴 바지를 안 입은 관계로.. 종아리가 다 탔다.
종아리에 전 지지는 줄 알았다.. 아파 죽을 뻔했고, 알로에 뭐시기 사다가 발랐는데, 소용 없다..
내 다리는 지져졌다. 
한국와서 껍질이 벗겨졌는데, 난 분명히 어렸을 때 살이 타지 않았다..그래서 지금도 안 타는 줄 알았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다리 훤히 내놓고 있다가 시꺼멓게 다 탔어ㅋㅋ
그래도 당일엔 아픈지 몰랐다. 그래서 오후에 "Grotto" 동굴로 고고!
서방님이 예약을 하는 과정에서 원래 그로토가 맨 처음은 아니었는데, 액티비티 예약 순서가 꼬였다.
그래서 일단 잔잔한 바다 말고, 좀 험한 바다를 먼저 가게 됐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이었다.
 
도착해서 보니, 나 옛날에 그로토를 여행 프로그램에서 보고, 저기 참 멋있다.. 언젠가 가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였다! 신기했다. 아름다웠고, 신비로운 곳이었다. 프리다이빙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 날, 또 갈거다. 기다려 그로토!
파도가 좀 심해서 죽기 싫으면 가운데에 떠 있어라..는 가이드님 말씀에 개 쫄았는데,
구명조끼 벗어보라더니 나를 한..2m쯤 잠수시켜줬다.
준비됐냐고 물었을 때 내가 "노노노노노노.."를 했는데, 그 영상 나중에 보고 진짜 미친듯이 웃었다.
진심으로 쫄아서, 진심으로 무서워서, 아직 준비 안 됐다고, 나 물에 데리고 들어가지 말라고.. 간절히 노노노노 대답하는 내가 너무 웃겼다. 
 
점심은 "Giobanni"에서 파스타 먹었는데, 서방님은 맛있었다고 했지만 나는 걍 먹었다. 
마음은 게토레이색 바다에 있었기 때문에 먹는 건 내게 아무 의미가 없었거든ㅋ
저녁은 "갓 파더"라는 펍에 갔다. 밴드 공연도 하고, 피자도 먹고.. 신청곡 불러줘서 팁도 빵빵하게 드리고, 나름 재미있었더랬다. 
 
<3일차>
대박.. 이 날 선택은 100% 최고였다.
오전에는 ATV타고 남부투어. 나 운전 못해. 근데 이건 해.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내가 3번으로 달렸고, 내 뒤로는 약간 속도가 느려지는 그런..게 있었지만, 초보운전자는 좀 관용해줘라..
보통 시속 20~30을 밟았지만, 중간에 잠깐 50도 밟아봤다. 최고 속력이다 ㅋㅋㅋ
 
ATV를 타고, "래더비치"에 갔을 때 사람 하나 없고, 물 너무 깨끗하고, 그래서 철없이 미친듯이 바다를 뛰었다.
나는 신났고, 우리 서방님은 내 찍사가 되어.. 많이 즐기지 못했다. 서방 미안.
내가 휴양지는 처음이라. ㅎㅎ
 
그리고 오후에 "라우라우비치"로 가서 체험 다이빙을 했다.
이거 때문에 나 사이판 또 간다.. 산소통을 짊어지고 바다로 걸어들어가는 10미터?? 얼마쯤이었을까 그게 너무 힘들긴 했지만, 와씽.. 거북이도 봤고, 물고기도 짱 많이 봤고..
마나가하 가기 전에 물고기들이 소시지를 좋아한다는 정보도 얻었더랬다. 
7m 까지 들어갔다 왔는데, 처음엔 무서웠지만 일단 산소통이 있으니 입으로 숨만 쉴 수 있으면 일단 살겠더라..싶어서
기분 좋았다. 귀가 아플 땐 열심히 코를 풀고 힘을 주고, 수신호 외운 대로 잘 써먹고..
내가 만약 "오픈워터 자격증"을 딴다면 좀 더 자유롭게 바닷속을 다닐 수 있게 될 테니
사이판 또 가기로 했다. 물론 제주도나 동해에서도 자격증 코스가 있다는데, 이왕이면.. 사이판으로 궈궈~~!
 
글구 다이빙 선생님은 조선족이라서 말이 많진 않은 양반이었다. 
처음엔 좀 시크해서, 살포시 긴장했는데 내가 길가에 코코넛 따먹어도 안 잡혀가냐 물었더니
라우라우비치에서 코코넛 두 개 따서 깨주더라. 
힝.. 그르케 코코넛 따주면 내가 얼마나 기분이 좋게요~~ 나무에 달려있던 코코넛을 그대로 따서 먹는데
진심.. 달고 시원했다. 속에 과육 긁어서 먹는데, 원주민 같고, 정글의 법칙 촬영하는 기분으로 신나게 먹었더랬다.
분명히 편의점에서 사먹었던 토맛나는 코코넛음료랑은 달랐다.. 코코넛음료 맛없다는 편견 다 깨졌다.
또 먹고 싶구낭..
 
<4일차>
..대환장. 진짜 미침. 
"마나가하섬"에 들어가서 최대한 오래 놀 방법을 찾았다. 
우리가 갔을 때 마나가하는 오전에 2시간 반 정도만 놀 수 있고, 오후 입도하는 배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데!! 며칠 전 한국 선장님이 호핑투어를 시작했대서, 바로 "호핑투어"로 연결하면 마나가하에서 좀 더 놀 수 있다 하니 
마나가하에서 놀다가 호핑투어 배를 타고 바로 바다로 나가기로 했다. 
꺄르릉.. 진짜 대박 물고기 진짜 많고.. 이틀 간 조식 먹을 때마다 조금씩 훔쳐 놓은 빵과 전날 먹고 남은 피자 싸들고 가서 물고기들에게 인기 얻었다. 
빵 가지러 해변으로 나가는 거 말고는 계속 물에 동동 떠 있었더니.. 행복했다만, 파도가 세서 자꾸 해변으로 밀려왔기 때문에 힘은 들었다. 
마나가하 앞쪽 말고, 서방이 물고기 많아서 자주 가던 포인트라는 뒤쪽 바다로 갔더니 파도는 셌지만 사람은 적고 물고기는 많아서 눈 호강 했다. 
난 신났지만, 서방은 찍사하고, 빵 물에 안 젖게 벌서는 포즈로 팔 한쪽은 밖에 내 놓고 있고, 
파도에 쓸려가는 나 붙잡느라.. 고생했어.
고마워요. 
 
관광 예약은 현지투어를 전문으로 한다는 "사이판타지"에서 다 했다.
(https://www.saipantasy.com/) <-내가 무슨 파워블로거나 협찬받은 건 아니라서 ㅎㅎ할인 혜택 같은 건 없겠지만, 만약 누가 사이판 여행 물어보면, 사이판타지 추천할 생각이다. 
가이드님들이 모두 친절하고 내 TMI스러운 질문에도 다 답해주셔서 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대박 저렴했다. 한국에서 결제할 때만 해도 저렴한지 몰랐는데 사이판에 가서 누리는 동안, 가심비랑 가성비랑 다 완전 대박 만족해서.. 진짜 매우 좋았다.
특히 ATV 존잼, 마나가하 대박잼, 체험다이빙 이거는 진짜 꼭 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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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사이판 다녀온 기억으로 살았다. 
여행은 떠났다가도 돌아올 곳이 있어서 행복한 거랬지만, 돌아오니 궁뎅이가 들썩거려서.. 아휴.. 진정시키느라 혼났네.
돌아왔으니 이제 떠날 때다!!
엊그제까지도 사이판 한 달 살기랑 오픈워터 자격증 때문에 5월 내내 사이판 노래 부르며 지냈더랬다.
아침마다 눈 뜨면, 여기가 사이판 하얏트 리젠시였어야 해..
나는 사이판에 있다.. 그러며 지냈다. 또 가고 시퐁.. 또르르륵...ㅠㅠㅠㅠ
 
그러다 요즘 사는 게 좀 팍팍해졌다.
일하는 게 힘들고, 사람이 꼴보기 싫을 때도 있고, 뭐.. 그렇지.
그래서 나름 내 방식대로 힐링한다고 이렇게 즐거움을 남겨본다. 
물 속에서 사진 찍고 영상 찍은 건 다 서방님 폰에 있어서.. 내가 찍은 건 이런 꽃 사진이랑 풍경 사진밖에 없지만 ㅎㅎ
그래도 그 공간의 바람과 향기, 풍경과 기온이 다시 느껴지는 중이다.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힘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 있을 때 좀 많이 다녀올 것인디..
내가 물을 먹는 것말고, 물 속에서 노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네..ㅋㅋㅋ
 

하얏트에서는 어메니티가 "크루얼티 프리" 마크를 달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관광 중 만난 한 커플이 플루메리아 핀을 여러 개 갖고 있다고 나 하나 줬다. ㅎㅎ여행 기분 났다.

돌아오는 날, 바람이 모든 걸 날리듯이 불었다. 머리가 산발이라 서방님은 가려줄게용ㅋㅋ

서방님, 이번 여행을 나와 함께 해주어 감사해요.
또 갑시다. 돈 열심히 벌어서 다음엔 10박11일로 갑시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