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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미논술CLASS[#논술언니]/연고서성한중경외건동홍

[논술언니 지식쿠키] 주제 1: 공리주의 문제풀이(인문 논술 평가 유형)

안녕하세요^^
대치동 논술언니 조경미쌤입니다.
 

 

지난 "지식쿠키"는 '공리주의"를 소재로 했는데요,
이어서 문제를 풀어보고 제시문을 정확하게 해석하여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지 보면 좋겠어요.
 
문제를 보세요. 


 
[문제] 제시문 (가)와 (나)의 두 입장 각각에서 (다)의 상인을 평가해 보시오. (500~600자)

제시문 (가)
최대 행복의 원리를 도덕의 기초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행복을 좋은 것이라고 본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행위의 옳음은 행위가 행복을 증진시키는 정도와 비례하며 행위의 그름은 불행을 산출하는 정도에 비례한다. 이때 행복이란 쾌락을 의미하거나 고통의 부재를 의미하며, 불행이란 고통을 의미하거나 쾌락의 결여를 의미한다. 이러한 전제 아래 이들은 어떤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린다.
먼저 어떤 행동이 한 개인에게 초래하는 모든 쾌락과 고통을 각각 합산한다. 양쪽을 비교했을 때, 만약 쾌락의 양이 고통의 양보다 많으면 그 개인의 관점에서 그 행위는 옳은 행위로 평가될 수 있으며, 반대로 고통 쪽이 많으면 그것은 그른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동일한 방법으로 관련된 사람들 전체를 대상으로 위의 과정을 반복한다. 그래서 전체적인 쾌락의 합과 고통의 합을 계산해 낸다. 그리고 양쪽을 비교했을 때 쾌락의 합이 고통의 합보다 크면, 그 행위는 관련된 개인들의 전체 혹은 공동체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옳은 행위로 평가되며, 반대로 고통의 합이 더 클 경우에는 그 행위는 같은 공동체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그른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제시문 (나)
우리는 사람들이 갖는 성향이나 경향성이 무엇인가에 상관없이 그것들을 만족시킬 최상의 방법을 강구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목적들을 추구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한계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정의의 원칙들을 통해서 욕구와 포부를 제한하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말할 때 ‘옳음’이라는 개념이 ‘좋음’이라는 개념에 선행한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정의의 우선성이란 어떤 면에서는 정의를 위반하도록 요구하는 욕구는 무가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정의를 위반해서는 안 되는가? 정의를 위반할 경우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인간의 경향성 및 필요와 관련된 것들은 시장가격을 갖는다. 필요와 상관없이, 어떤 취미나 놀이에만 관련된 것들은 애호가격을 갖는다. 그러나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있는 것은 상대적 가치를 표현하는 가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내재적 가치, 곧 존엄성을 갖는다. 인간만이 윤리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존엄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타인에 의해 도구나 수단이나 자원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정의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제시문 (다)
여기에 빈틈없이 훌륭한 상인이 있다. 그는 성실하게 장사하는 것이 손님을 많이 끌어 최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상품을 속여서 팔지 않고 모든 손님에게 같은 가격을 제시하고 거스름돈을 속이는 일도 없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할머니라도 이 상인의 상점에서는 속는 일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매우 정직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정직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로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아주 작은 속임수라도 발각되는 날이면 대부분의 손님들을 잃게 될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렇게 된다면, 궁극적으로는 이따금씩 부적절한 방식으로 벌어들인 몇 푼의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아주 세심한 계획에 따라 성실하게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럼 해설 읽으면서 자신이 생각한 부분이 맞는지 체크해보세요!

 
‘공리주의’를 소재로 한 문제 입니다.
우선, (가)와 (나)의 두 입장 ‘각각’에서 ‘(다)의 상인’을 ‘평가’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면 평가의 대상인 ‘(다)의 상인’이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등을 읽고 ‘평가해야 할 대상’에 대해 선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우선 ‘평가’를 할 때는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지를 숙지하고 있어야 그 다음 전개가 쉬워지니까요.
 
그리고 (가)와 (나) ‘각각’이니까 두 제시문 사이의 의견이 다를 것임을 예측할 수 있죠? 비교가 이루어져야겠네요. 그럼 제시문을 살펴봅시다.
 
제시문 (가)는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결과적 좋음이 의도에 앞선다는 견해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회 정책은 최대 행복의 원리를 도덕적 토대로 삼아야 하는데, 즉, 어떤 정책과 관련된 사람들 전체의 행복의 합과 고통의 합을 계산하여 전자가 더 클수록 더 옳은 사회 정책으로 평가된다는 거예요. 이 입장은 어떤 행위나 정책 등의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개인적 집단적 행위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윤리관이므로, 결과주의적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는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부의 극대화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경시하여 소수자를 다수의 도구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한계도 발생시킬 수 있겠지요.
 
제시문 (나)는 의무론의 입장으로, 결과보다는 의도와 동기의 옳음에 가치를 두는 견해입니다. 공리주의에서 추구하듯 최대한 좋은 결과를 얻어서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보다는, 정의를 위반하는 욕구를 제한하는 것이 더 가치있고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는 입장이에요. 왜냐하면 정의가 위반될 경우 인간이 수단이나 도구로 이용되어 존엄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위나 정책 등의 결과보다는 의도나 동기를 중시하여 투철한 윤리의식에 고취된 행위 또는 정책인지를 중요시하는 윤리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이 입장에서는 개인의 평등한 존엄성 보호에 역점을 두는 제도 및 정책을 지향할 겁니다. 즉, 다수는 물론 소수자의 권리 보호도 치중하고 있으니, 결국에는 모든 인간의 권리가 공평하게 보장되는 것을 중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나)를 읽고, ‘소수’를 중요시하고 상대적으로 (가)는 ‘다수’를 중요시한다면서 이분법으로 접근을 하곤 해요. 그런데, (가)의 공리주의는 ‘다수’ 중심의 시각이라면, (나)의 의무론은 ‘다수’와 ‘소수’ 모두의 권리와 존엄을 중요시한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한 분석일 것입니다. 한편 이러한 의무론은 한계도 있는데요,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데 드는 비용과 손실로 산출된 결과가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클 경우, 이 입장이 현실적으로는 수용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파악할 수도 있어야 해요.
 
두 입장에 따르면 (다)의 상인의 행위를 서로 다르게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의 공리주의 관점에서는, (다)를 기본적으로 공리주의 관점에 서있다고 볼 텐데요. 상인이 윤리를 엄격한 의무감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윤 동기의 관점에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즉, 윤리의 가치를 행위자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동기나, 만족을 극대화하는 동기, 혹은 그 행위에 영향을 받는 모든 개인들의 복지 증진 효과로 볼 수 있어요. 만일 이런 경영방식이 상인의 이익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차라리 비윤리적인 경영을 하였을 때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올 경우, 혹은 이 상인과 거래한 모든 소비자들의 행복 혹은 복지가 낮아질 경우, 이 상인은 윤리적인 경영 방식을 포기하는 것이 옳거나 바람직한 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인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익과 행복을 고려하여 거짓말을 하지 않고 거래 행위를 했기 때문에 공리주의적 입장에서는 타당하고 바람직한 행위를 한 셈이에요.
 
그러나 한편 의무론적 관점에서는 상인의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상인의 경영방식은 윤리의 성격을 왜곡시키는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했듯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인은 거짓말을 해서 고객을 속이는 게 더 큰 이익이 되는지, 가격을 속이지 않고 정당한 거래를 하는 게 더 큰 이익이 되는지를 비교하고 선택한 행위였을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상인의 행위는 진정한 의미의 윤리적 가치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비록 윤리적 의무에 따라 경영하긴 하지만 그것이 이윤 동기에 의한 것인 만큼 윤리적 의무의식에 따르는 윤리적 행위와는 상관이 없어요. 그저 우연히 이익의 극대화와 의무에 따르는 행위가 일치하는 행운과도 같은 상황이어서 윤리적인 것처럼 보일 뿐이에요. 만약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기꺼이 고객을 기만할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상인의 행위는 윤리적인 행위는 아닌 겁니다. 만일 이런 정직한 경영방식이 비윤리적인 경영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상인 입장에서는 윤리적 경영방식을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윤리는 이런 우연한 상황을 전제로 옹호되어서는 안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래와 같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거예요. 초심자들의 경우 너무 짧은 답안을 작성하거나 너무 긴 답안을 작성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괜찮아요. 분량이나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게 내용입니다. 핵심 내용은 정확하게 뼈대를 잡고 있는데, 안타깝게 부가 설명을 제대로 못했다면, 분량이 조금 과소하거나 과다 수준이어도 괜찮습니다. 대신 논술을 조금 접했다 하는 수험생들이라면, 이 문제는 40분 이내에 500~600자 정도의 3문단 이내로 작성하면 딱 좋겠습니다. 초반에 두괄문을 작성하여, 앞으로 제시될 답안의 내용에 대해 먼저 언급해주는 것도 좋겠지요? 가독성을 높여서 채점자에게 조금 더 친절해보자구요~!
 
[문제] 예시 답안

제시문 (다)의 상인은 (가)의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나)의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먼저 (가)는 행복의 극대화를 정의의 근거로 본다. 상인은 계산을 정직하게 해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최소화했다. 손님들 역시 거스름돈을 손해보지 않고 정확하게 받았으므로 손실이 없었다. 또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들도 상점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므로, 전체 행복이 증가했다고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다)의 상인의 행위는 자신에게도 이익을 가져왔지만 공동체 구성원들에게도 이익을 주었으므로 상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나)는 이익과 상관없이 당위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적인 원칙을 옳다고 본다. 그런데 (다)의 상인은 손님들에게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행위의 동기가 정직이라는 윤리적 당위성에 근거하지는 않았다. 상인은 자신의 이익추구라는 목적을 두고 철저하게 계산하여 손님들을 대한 것이다. 이는 (나)의 관점에서 손님들을 이익추구의 대상으로 인식한 데서 발휘된 정직이고, 사람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점 때문에 옳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 (593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