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으로 이사하면서
더이상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쓸 일이 없었다
집 뒤편에 음식물이나 채소 다듬고 남은 것들을
던져둘 수 있는 공간이 생겼기 때문에.
복숭아 나무가 벌써 이렇게 많이 자랐다
우리 식구가 먹고 던져둔 복숭아 씨앗에서
이런 생명이 싹을 틔운 것이다
쓰레기 더미에서 자란 나무라니.
신기하다
언제 던져둔 씨앗인지도 모르고
언제 복숭아 나무가 자랐는지도 모르게
올해도 어김없이 꽃이 핀다
계단에 오르니 꼭대기에 핀 꽃이 눈에 띈다
생은 이렇게 강한데
어떤 생은 유난히 연약했다
우리 강아지들은 저 계단 오르기를 좋아한다
창고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고양이가 지내고 있는 공간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삶 가장 귀했던 강아지 아툼은
저 창고 위에 올라가는 것을 참 좋아했다
고양이 보고 아주 난리를 쳤지
고양이 이겨먹지도 못할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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