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미 논술] 서울과기대 2017 수시 기출문제/해설/예시답안

 

<서울과기대 논술>

 

문항 안내

문제	글자수	배점	출제 내용
문제 1	600±30자	34점	- 시, 소설 등 문학 작품 빈출 - 문장, 주제어 등 추론을 요구할 때 정답이 있는 경우가 자주 있음
문제 2	600±30자	33점	- 사탐 주제 선호: 사회문화, 법과 정치, 경제 등 사회 현안 주제 관련성 큼 - 현대 사회의 사회 문제 분석 및 현상 평가 - 해결 방안 모색 등 논리적 설명/평가 유형, 완결된 글의 형태를 요구하는 경우 있음 소제시문으로 <보기>를 출제하는 경우 있음
문제 3	600±30자	33점	- 현대 사회의 사회 문제 분석 및 현상 평가 - 해결 방안 모색 등 논리적 설명/평가 유형 - 도표 빈출, 시각 자료 활용, 최근 수리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 빈출
	1800자 내외	총 100점	- 인문, 사회 통합 교과형 3문항 출제 - 형식적 규제나 요구 사항이 종종 나옴(서본결 쓰기, 서본결 쓰지 말 것, 결론 쓰지 말 것, 문단 나누기 금지, 2문단으로 구성 등)

 

유의 사항

답안지에 모집단위, 성명, 수험번호, 주민번호를 정확히 명기 • 계산기와 통신기기 등은 휴대할 수 없으며, 휴대 시 부정행위자로 처리 • 답안지는 1매만 사용해야 하며, 2매 사용 시 무효(0점) 처리 • 반드시 검은색 필기구만 사용(볼펜, 사인펜 사용 가능. 연필, 샤프, 수정액, 수정테이프 사용 불가) • 문제지의 여백은 연습장으로 활용 가능 • 답안지를 수정할 경우 교정부호를 사용하여 수정 • 0점 처리 기준 - 답안지에 답 이외의 특정 표기나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표시를 한 경우 - 검은색 필기구로 작성하지 않은 경우 - 수정이 가능한 연필류 등으로 작성한 경우 - 수정액 또는 수정테이프를 사용하여 수정한 경우 - 답안지의 지정된 범위를 벗어나 답안을 작성한 경우

 

 

- 시,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이 빈출되지만, 교과서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문학/국어 시간에 배운 작품의 주제, 인물 간의 갈등, 핵심 사건 등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면 적절함.

 

- 형식적으로 600자 답안은 보통 2~3문단 구성이 가능하지만, 문제에서 ‘문단 구성을 하지 말라’는 등의 형식적 규제를 가하는 경우 반드시 따를 것

 

- 소제시문을 <보기>의 형태로 제공하는 경우, <보기>의 활용이 매우 중요하므로 적절하게 읽고 활용할 것

 

- 제시문은 통상적으로 3~4개가 제공되지만, 시험 시간이 100분이고 3문항 사이에 주제 공유가 없기 때문에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편. 그러므로 3문항 중 무엇을 먼저 푸는 게 자신에게 유리한지 처음에 문제지를 받자마자 가볍게 훑어보고 문제 풀이 순서를 정할 것.

 

<서울과기대 2017 수시>

 

[문제 1] 다음 제시문 (가), (나)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총34점)

(가) 그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을 때는 이미 새벽이 가까워서였다. 산속의 새벽은 아름답다. 눈 속에 덮인 산속의 새벽은 더욱 그렇다. 나뭇가지마다 소복이 쌓인 눈이 햇빛에 반짝인다. 해가 적이 높아졌을 때 그는 겨우 몸을 일으켰다. 선임 하사는 피에 붉게 젖은 한쪽 다리를 꽉 움켜쥔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 검붉은 피가 오른편 어깻죽지와 등에 짙게 얼룩져 있다. 그는 급히 선임 하사를 꽉 움켜 안고 뺨을 비비대었다. 단둘뿐! 인제는 단둘이 남았을 뿐이었다. “소대장님, 인제는 제 차례가 된 모양입니다.” 그는 조용히 선임 하사의 얼굴을 지켰다. 슬픈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다. 오랜 군대 생활에 이겨 온 굳은 의지가 엿보일 뿐이다. 선임 하사, 그는 이차 대전 시 일본군에 소집되어 남양 전투에 종군하다 북지(北支)로 이동, 일본 항복과 더불어 포로 생활 이 개월을 거쳐 팔로군(八路軍), 국부군, 시조(時潮)가 변전(變轉)되는 대로 이역(異域)을 표류하다 고국으로 돌아와 다시 군문으로 들어선 것이었다. 군대 생활이 무엇보다도 재미있다는 그, 전투가 자기 생활 속에서 제일 신이 나는 순간이라는 그였다. “사람은 서로 죽이게끔 마련이오. 역사란 인간이 인간을 학살해 온 기록이니까요. 그렇게 생각지 않으시오? 난 전투가 제일 재미있소. 전투가 일어나면 호흡이 벅차고 내가 겨눈 총구에 적의 심장이 아른거릴 때마다 나는 희열을 느낍니다. 그 순간 역사가 조각되고 있는 것같이 느껴지거든요. 사람이란 별 게 아니라 곧 싸우다 쓰러지는 것을 의미할 겝니다.” 이것이 지금껏 살아온 태도였다. 이것뿐이다. 인제 그는 총에 맞았다. 자기 차례가 된 것을 알 뿐이다. 어렴풋이 희미한 기억을 타고 선임 하사의 음성이 떠오른다. 그는 몸을 조금 일으키려고 꿈지럭거리다가 그대로 털썩 쓰러졌다. 바른편 팔 위에 경련이 일어난다. 혓바닥을 꾹 깨물고 고통의 일순을 넘겼다. 인제 모든 것은 끝나는 것이다. 선임 하사의 생각이 이어 온다. “소대장님, 제 위치는 결정되었습니다. 안심하십시오.” 분명히 말을 끝낸 선임 하사는 햇볕이 조용히 깃드는 양지 쪽으로 기어가서 늙은 떡갈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햇볕을 받아 가며 조용히 내려 감은 눈, 비애도, 슬픔도, 고독도, 그 어느 하나도 없다. 다만 눈 속에 덮인 산속의 적막, 이것이 그의 얼굴 위에 내릴 뿐이다. 의식을 잃은 듯 몸이 점점 비스듬히 허물어지다가 털썩 쓰러졌다. 그는 급히 다가가서 선임 하사를 일으키려 하였다. 그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 입가에 미소가 가벼이 흐른다. 햇볕이 따스히 그 입가의 미소를 지킨다. “이대로…….” 눈을 감았다. 잠시 가는 숨결이 중단되며 이어 갔다. 무릎까지 파묻히는 눈 속을 헤치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걸었다. 몇 번이고 의식을 잃고 그대로 쓰러졌다. 때로는 눈보라와 종일 싸워야 했고 알 길 없는 방향을 더듬으며 헤매어야 했다. 발이 얼어 감각이 없다. 불안, 절망이 그를 엄습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잡은 이 방향이 정확한 것인가? 나의 지금 이 위치는? 상의할 아무도 없다. 나 하나뿐. 그렇다고 이대로 서 있을 수도 없다. 그는 한걸음 한걸음 눈 속을 헤치며 걸었다. 어디까지 이렇게 걸어야 하는 것인가? 언제껏 이렇게 걸어야 하는 것인가?   (나) [앞부분 줄거리] 눈길에 미끄러져 다리를 다친 어머니는 수술 후, 전쟁 중에 아들(‘나’의 오빠)을 죽인 인민군 군관의 환영을 보고 허공에 소리를 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인다. ‘나’의 오빠는 6·25 전쟁 때 의용군에 지원했다가 심신이 피폐해져서 탈출했으나 인민군 군관에게 발각되어 총을 맞고 숨졌다. 이후의 세월 동안 어머니는 그 모든 고통을 마음속에 담아 두며 살아왔다.   어머니의 눈의 푸른 기가 애처롭게 흔들리면서 입가에 비굴한 웃음이 감돌았다. 나는 어머니가 환각으로 보고 있는 게 무엇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가엾은 어머니, 차라리 저승의 사자를 보시는 게 나았을 것을……. 어머니는 그 다리를 어디다 숨기려는지 몸부림쳤다. 그러나 어머니의 다리는 요지부동이었다. “군관 나으리, 우리 집엔 여자들만 산다니까요. 찾아보실 것도 없다니까요. 군관 나으리.” 그러나 절체절명의 위기가 어머니에게 육박해 오고 있음을 난들 어쩌랴. 공포와 아직도 한 가닥 기대를 건 비굴이 어머니의 얼굴을 뒤죽박죽으로 일그러뜨리고 이마에선 구슬 같은 땀이 송글송글 솟아오르고 다리를 감싼 손과 앙상한 어깨는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가엾은 어머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차라리 죽게 하시지, 그 몹쓸 일을 두 번 겪게 하시다니……. “어머니, 어머니, 이러시지 말고 제발 정신 차리세요.” 나는 어머니의 어깨를 흔들면서 울부짖었다.   …(중략)…   “나 죽거든 행여 묘지 쓰지 말거라.” 어머니의 목소리는 평상시처럼 잔잔하고 만만치 않았다. “네? 다 들으셨군요?” “그래, 마침 듣기 잘했다. 그러잖아도 언제고 꼭 일러두려 했는데. 유언 삼아 일러두는 게니 잘 들어뒀다 어김없이 시행토록 해라. 나 죽거든 내가 느이 오래비한테 해 준 것처럼 해 다오. 누가 뭐래도 그렇게 해 다오. 누가 뭐라든 상관하지 않고 그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기에 부탁하는 거다.” “오빠처럼요?” “그래, 꼭 그대로. 그걸 설마 잊고 있진 않겠지?” “잊다니요. 그걸 어떻게 잊을 수가…….” 어머니의 손의 악력은 정정했을 때처럼 아니, 나를 끌고 농바위 고개를 넘을 때처럼 강한 줏대와 고집을 느끼게 했다.   …(중략)…   오빠의 살은 연기가 되고 뼈는 한 줌의 가루가 되었다. 어머니는 앞장서서 강화로 가는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우린 묵묵히 뒤따랐다. 강화도에서 내린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멀리 개풍군 땅이 보이는 바닷가에 갔다. 그리고 지척으로 보이되 갈 수 없는 땅을 향해 그 한 줌의 먼지를 훨훨 날렸다. 개풍군 땅은 우리 가족의 선영이 있는 땅이었지만 선영 하에 못 묻히는 한(恨)을 그런 방법으로 풀고 있다곤 생각되지 않았다. 어머니의 모습엔 운명에 순종하고 한을 지그시 품고 삭이는 약하고 다소곳한 여자 티는 조금도 없었다. 방금 출전하려는 용사처럼 씩씩하고 도전적이었다. 어머니는 한 줌의 먼지와 바람으로써 너무도 엄청난 것과의 싸움을 시도하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그 한 줌의 먼지와 바람은 결코 미약한 게 아니었다. 그야말로 어머니를 짓밟고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어머니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단(分斷)이란 괴물을 홀로 거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어머니는 나더러 그때 그 자리에서 또 그 짓을 하란다. 이젠 자기가 몸소 그 먼지와 바람이 될 테니 나더러 그 짓을 하란다. 그 후 삼십 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그 괴물을 무화(無化)시키는 길은 정녕 그 짓밖에 없는가? “너한테 미안하구나, 그렇지만 부탁한다.” 어머니도 그 짓밖에 물려줄 수 없는 게 진정으로 미안한 양 표정이 애달프게 이지러졌다.

 

[문제 1] 제시문 (가)는 오상원의 소설 「유예」의 일부이다. 제시문 (나)는 박완서의 소설 「엄마의 말뚝 2」의 일부이다. (가)와 (나)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여 서술하시오. (600±30자로 작성하고, 단락 나누기를 하지 마시오.)

 

[문제 2] 다음 제시문 (가), (나), (다), (라)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총33점)

(가) 『리바이어던』에서 홉스는 인간이란 이기적인 동물이므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사회 계약을 맺어 일반 국민의 인간다움을 보장해 주는 국가를 만들었다고 주장하였다. 이 책을 통해 홉스는 군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국가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야만 사회 공동체의 질서가 잘 유지되고 강력한 국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권자에 대한 국민의 의무는,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권력이 주권자의 손에서 지속되는 한, 그리고 오직 지속되는 동안에만 계속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은 달리 아무도 보호해 줄 자가 없는 경우에는 자기보존의 자연적 권리를 가지며, 이 권리는 어떤 계약으로도 양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략)… 복종의 목적은 보호를 얻는 데 있다.”   (나) 헌법 제34조 ①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② 국가는 사회 보장·사회 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가진다. ⑥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다) 로크는 국가의 수립 목적을 인간의 권리에서 찾았다. 그는 각 개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재판할 수 있는 공통의 권위체를 갖지 않고 이성에 따라서 함께 살아가는 상태를 자연 상태라고 보고, 개인들은 “사회에 들어갈 때 그들이 자연 상태에서 가졌던 평등, 자유 및 집행권을 사회의 선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입법부가 처리할 수 있도록 위임한다.”라고 주장한다. 국가 권력 중에서 입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그는 『정부론』에서 “이 모든 것은 국민의 평화, 안전 및 공동선만을 위해 행사되며, 그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 …(중략)… 입법부가 국가 목표에 어긋나는 행위를 일삼고 스스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여 국민의 생명과 자유, 재산을 강탈하거나 다른 사람의 수중에 던져 주려고 하는 상황이 권력의 남용이다.”라고 말한다.   (라) 인권 존중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인권 존중은 모든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보편 윤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인권은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공통 가치를 담고 있으므로 존중해야 한다. 또한 인권을 존중하는 정도는 그 사회가 얼마나 도덕적이고 정의로운지를 평가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인권의 내용을 문서로 명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인권 존중을 실천할 때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인권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인권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인권 보장은 오랜 기간 시민들이 부당한 국가 권력과 제도에 맞서 싸워 얻어낸 것이다. 산업 혁명 이후 빈부 격차, 실업 증가, 경기 침체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권이 등장하였다. 사회권은 인간이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면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보장하는 권리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교육받을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등을 사회권으로 규정하여 보장하고 있다.

 

[문제 2] 제시문 (가), (나), (다), (라)를 모두 활용하여 국가의 존재 이유 및 책무에 대하여 서술하시오. (600±30자로 작성하고, 단락 나누기를 하지 마시오.)

 

[문제 3] 다음 제시문 (가), (나), (다), (라)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총33점)

(가) 영국의 경험주의는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의 철학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아는 것이 힘’이라며 과학적 지식의 유용성을 강조하여 과학적 방법을 통한 지식의 대혁신을 꾀했다. 그는 인간에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는 여러 선입견과 편견이 있음을 알리고, 이를 우상(偶像)으로 부르며 타파할 것을 역설했다. 이와 함께 관찰과 실험을 통해 수집된 경험적 사실들로부터 원리를 추론하는 귀납적 방법을 사용하여 자연에 대한 지식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과학적 방법을 통해 자연에 대한 지배력을 확장하고 생활 방식을 개선하여 마침내 인류의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유럽 대륙 이성주의의 시조인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아무 것도 전제하지 않은 채, 단지 연역적 사고로부터 출발하여 확실한 지식에 이르고자 했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실한 지식의 토대를 찾기 위해 일단 모든 것을 의심해 보는 ‘방법적 회의(懷疑)’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모든 것을 다 의심하여도 의심하는 사유 행위 자체만은 더 이상 의심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명제를 도출하였다. 이로써 ‘생각하는 나’는 지식의 확고부동한 토대로 자리 잡게 된다.   (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은 행성들이 모두 원운동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관측 결과와도 비교적 잘 맞는 이론이었다. 따라서 16세기 초까지 누구도 그의 모형을 의심하지 않았으며, 그의 우주관은 중세의 기독교적 세계관의 지지를 받으며 1400년 동안이나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천동설은 천체의 운동을 역학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관측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정을 짜 맞춘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관측 기술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관측 결과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점차 흔들리게 되었다. 이때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사람이 코페르니쿠스였다. 그는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와 행성들이 회전한다는 새로운 우주 모형을 제시했다.   (라) 18세기 유럽 각국에서는 과학 지식을 탐구하고 이를 사회를 개혁하는 데 이용하려는 계몽사상이 등장하여 널리 확산되었다. 당시 ‘철학자’로 불린 계몽사상가들은 각종 미신과 마술, 광신과 악습을 철폐하고 지식의 밝은 빛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사회와 정부를 합리적으로 개혁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그들은 개혁을 통해 역사가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진보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성’과 ‘진보’야말로 계몽사상을 상징하는 낱말이었다. …(중략)… 많은 계몽사상가들이 이성과 진보, 관용과 인도주의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개혁에 앞장섰다. 그들은 고문과 사형 제도의 불합리함을 지적하고 정부와 교회의 잘못된 관행과 정책을 비판하였다.

 

 

[문제 3] 제시문 (가), (나), (다), (라)를 모두 활용하여 <보기>와 같이 산업 혁명이 가능했던 사상적 배경을 설명하시오.(600±30자로 작성하고, 단락 나누기를 하지 마시오.)

 

<보기>

유럽에서 산업 혁명이 제일 먼저 시작된 나라는 영국이었다. 영국은 일찍부터 모직물 공업이 발달하여 상당한 자본이 축적되어 있었고, 17세기에 시민 혁명을 거치며 안정된 의회 정치가 확립됨으로써 경제 발전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와 더불어 인구가 증가하고 식민지 쟁탈전에서 승리하여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이 크게 확대되었다. 18세기 후반에는 기계의 발명으로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공장제 기계 공업이 확산되었다. 이로 인해 생산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제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자본주의가 크게 발전하면서 도시 중심의 산업 사회로 바뀌게 되었고, 이후 이러한 현상은 서유럽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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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기대 2017 수시 해설>

 

[문제 1] 해설

 

1. 출제 배경 및 제시문 해설

 

맥락 속에서 글의 주제를 찾고 정리하는 것은 언어 능력의 기본이기에 이를 검증하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제시문은 고등학생에게 낯설지 않을 소설 지문이다. 사전지식 없이도 제시문을 읽고 분석하고 종합하여 과정을 정리하면 답을 쓸 수 있도록 출제하였다.

제시문 (가)는 오상원의 소설 「유예」이다. 발문에서 제목을 명시했다. 제시문 (나)는 박완서의 소설 「엄마의 말뚝 2」이다. 역시 발문에서 제목을 명시했다. (가)는 전쟁 중에 포로가 되어 죽음을 눈앞에 두고, 불안과 공포에 싸인 인물의 심리를 의식의 흐름과 유사한 방법으로 서술한 소설로 알려져 있다. (나)는 한국전쟁을 통해 가족들이 겪은 비극적인 기억과 그것을 안고 분단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드러낸 소설로 알려져 있다. [문제 1]에서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읽고 현실에 대응하는 작가의 태도를 분석하고 종합하기를 요구했다.

 

2. 예시 답안

(가)와 (나)는 모두 한국전쟁과 연관된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인식은 다르게 나타난다. (가)에서 선임 하사는 죽음을 전쟁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역사의 일부분이라고 말하며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는 전투 중에 적을 사살하며 희열을 느꼈던 사람으로, 자신이 총에 맞자 죽음을 자신이 감당해야 할 숙명으로 인식한다. 선임 하사에게 죽음은 전투에서 총상을 입은 자가 도달하는 삶의 끝이다. 그의 죽음은 소대장에게 불안과 절망 앞에 놓인 삶의 현실을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가)와 달리 (나)는 전쟁의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 아들은 어머니의 눈앞에서 인민군의 총을 맞고 죽는다. 아들이 죽은 이후 어머니의 비극이 시작된다. 어머니는 발작적으로 등장하는 인민군의 환영과 싸우면서 아들의 죽음 장면으로 고통당한다. 어머니에게 아들의 죽음은 일회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되풀이 된다. 어머니는 자신의 죽음이 예견되자 아들의 유해를 뿌렸던 곳에 가서 자신이 아들의 유해를 뿌렸던 방식대로 자신의 유해를 뿌려 달라고 딸에게 유언한다. 어머니의 유언은 어머니가 자신의 죽음을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사회 현실에 저항감을 표출하는 도구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605자)

 

3. 출제 근거

 

『2017학년도 수능 연계교재 수능특강 – 국어영역:문학』, EBS, 2016, 223∼224, 237∼238쪽.

[문제 2] 해설

 

1. 출제 배경 및 제시문 해설

 

국가의 존재 이유 및 책무는 정치철학의 전통적인 주제 중 하나이다. 인권, 복지는 국가의 존재 이유 및 책무와 더불어 고등학교 사회 교과 일반 과목에 해당하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다루는 주제다. [문제 2]는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고 요점을 파악하는 능력과 파악한 요점을 적절히 활용하여 완결된 글을 구성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제시문 (가)는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밝힌 사회계약론의 요지이다. 제시문 (나)는 헌법 제34조의 일부이다. 제시문 (다)는 로크의 사회계약론의 요지이다. 제시문 (라)는 인권 존중의 중요성 및 사회권에 관한 설명이다. 각 제시문의 핵심을 파악하여 각각을 국가의 존재 이유 및 책무라는 주제와 연결하여야 한다.

2. 예시 답안

헌법 제34조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재해를 예방하며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는 국가의 존재 이유이다. 홉스는 『리바이어던』에서 이기적인 인간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서 벗어나서 보호를 얻고 인간다움을 보장받기 위해 만든 체제가 국가라고 설명하였다. 그는 국가의 질서가 잘 유지되고 더 나아가 강력한 국가가 되려면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국가 체제여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인간의 권리에서 찾은 로크는 『정부론』에서 ‘국민의 평화, 안전 및 공동선만을 위해’ 국가의 권력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통치자가 자신들의 권력이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임을 망각한 채, 권력을 사유화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존재 이유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책무로 확장된다. 헌법은 인권의 내용뿐만 아니라 실제로 인권 존중을 실천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를 명시한 문서다. 사회 보장 및 사회 복지 증진이라는 국가의 책무는 국가야말로 실제로 인권 존중을 실천하는 주체임을 가리킨다. (611자)

 

3. 출제 근거

 

제시문 (가): 박병기 외,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지학사, 2015, 184쪽.

토머스 홉스, 진석용 옮김, 『리바이어던 1』, 2008, 294쪽.

제시문 (나): 이진석 외, 『고등학교 사회·문화』, ㈜지학사, 2015, 160쪽.

제시문 (다): 정창우 외,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미래엔, 2015, 153쪽.

제시문 (라): 정창우 외,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미래엔, 2015, 197쪽.

박윤진 외, 『고등학교 사회』, ㈜지학사, 2016, 46쪽, 48쪽.

[문제 3] 해설

 

1. 출제 배경 및 제시문 해설

 

[문제 3]은 16세기부터 18세기에 걸친 서유럽 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는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과 <세계사> 교과목의 주요 항목이다. 이 문제는 서구 근대화 과정의 요체인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사회와 정치의 합리적 개혁이라는 영역으로 확대되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경제적인 부강함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시문 (가)와 (나)는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경험주의와 이성주의’ 중 베이컨과 데카르트의 사상에 대한 글이다. 제시문 (다)는 『EBS 수능특강 국어영역 독서』의 ‘과학’ 읽기 자료 중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로의 전환을 다룬 글이다. 제시문 (라)는 『고등학교 세계사』, ‘근대 의식의 발전’ 중 계몽사상의 확산을 설명하는 글이다. <보기>는 『고등학교 세계사』, ‘산업 사회의 형성’ 중 영국을 중심으로 한 산업 혁명의 시작에 대한 글이다.

 

2. 예시 답안

18세기 후반 이후 시작된 산업 혁명으로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은 기계 공업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생산력의 증대를 이루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산업 혁명은 단지 경제 부문에서의 변화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그 바탕에는 16세기 이후 유럽의 철학, 과학, 정치 등 여러 영역에서 나타난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의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베이컨은 오직 관찰과 실험을 통해 얻은 경험에 의존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나가는 과학적 방법을 확립하였고, 대륙의 데카르트는 확실한 지식의 토대 위에서 논리적으로 지식 체계를 구축하는 이성주의를 주장하였다. 이를 통해 천동설과 같이 오랜 기간 동안 확고하게 받아들이던 지식을 새로운 관찰 결과로 뒤집는 등 발상의 전환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18세기 계몽사상가들에 의해 자연에 대한 지식 영역을 넘어 사회 개혁 또는 정치 개혁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이성을 중심으로 한 합리적 사고를 통해 사회 전반의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해졌던 것이다. 결국 서유럽의 산업 혁명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전사회적으로 확장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585자)

 

3. 출제 근거

 

제시문 (가): 박효종 외,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학사, 2016, 131쪽.

제시문 (나): 박효종 외,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학사, 2016, 133쪽.

제시문 (다): 윤종필 외, 『EBS 수능특강 국어영역-독서』, EBS, 2016, 152쪽.

제시문 (라): 김형종 외, 『고등학교 세계사』, ㈜금성출판사, 2016, 203쪽.

<보기>: 김형종 외, 『고등학교 세계사』, ㈜금성출판사, 2016, 2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