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단체 <케어> 입양센터 다녀온 이야기
날이 아직 추워..
게다가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은 사실들이 있어서 미루다가
현실을 직시하러 다녀왔다.
퇴계로랑 통합된 후로는 처음 다녀오는 거였는데,
중대형견들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소형견들이나 아픈 아이들이 있는 곳은 문이 닫혀 있어서
센터가 통합되기 전보다 얼마나 개체수가 늘었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었다.
위치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로 43
http://blog.daum.net/kmespin/888
(->예전에 케어 입양센터 소개해 놓은 글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더 읽어봐주세요^^)
벽에 그려진 그림은 참 평화로웠다..
좀 일찍 가게 되어 기다리는데
이 녀석이 여기 저기 냄새를 맡으며 탐색하더니..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등을 보이고 내 앞에 앉아 있다.
ㅎㅎ 귀여워.
너.. 사람에게 버림받았어도, 사람을 참 좋아하는구나..
이 녀석은 '새나'
'체리'랑 같이 산책을 다녀왔는데,
사람을 참 무서워했다..짠하게.
'크리스'는 보고 또 봐도 참 멋있게 생겼는데..
입양이 쉽게 이뤄지기 어려운 대형견이라 그런가
아직도 저 자리다.
이건 목욕시킨 후에 털 말리는 기계 ㅋㅋ
하나 갖고 싶은데, 우리 아이들은 생각보다 목욕을 자주 안 한다.
물 먹는 거는 좋아하지만, 목욕은 뭐..
안 씻어도 더럽지 않아!
언니 간다..했더니 앉아서 바라보는 애잔한 눈.
---
한동안 터줏대감처럼 있던, 뒷다리가 불편했던 백곰이의 안부를 물었다.
활동가분은 '해외 입양을 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수고많았다, 다행이다,.라고 말했을 테지만
이번엔 아..그렇군요..라고 말했다.
솔직히 믿을 수 없다. 그리고 믿을 수 없게 됐다.
덩치 크고, 뒷다리를 모두 쓰지 못하는, 그래서 배변훈련도 쉽지 않은 아이를..
외국인들은 한국인보다 관대하고 선하고 따듯해서..
장애견도 식구로 받아들인다??
..순수하지 못한 내 마음이 이번엔 너무 불편하다.
케어의 박소연과 단체 내부의 갈등 여부와 관계 없이
이런 시설은 상시 운영되어야만 한다.
인간의 이익과 갈등에 또 다시 동물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불안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먹고 난 밥그릇을 수십 개씩 설거지를 하며
그리고 수십 장의 수건을 개며..
그래도 다행이다.. 생각했다.
강아지를 분양받아 던진 사람,
끊임없이 상상할 수조차 없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난 좀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