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특 추천도서 38]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 (강유정)
안녕하세요^^
대치동 논술언니 조경미쌤입니다.
“학종 합격을 위한 독서”
고1-2 학생 여러분들은 준비 잘 하고 계시죠??
고3은 이미 어느 정도 방향이 구체화되어 있을 테니 고1,2를 위해 준비했어요^^
논술강사임에도 저는 학종이나 교과 전형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수시 원서 접수를 안내하고 있는데요.
세특에 잘 녹여 써야 하니까 양질의 책을 선택과목에 따라 계획해서 읽고 정리해야 해요.
왜냐하면 이제 “묻지마 독서”를 한 척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저는 고3에게는 논술이 상향 합격의 전략이 된다면 논술을 추천하겠지만, 고1-2에게는 당연히 논술에만 의존하기 이전에, 학교에 다니면서 학종이나 교과를 위해 좀 더 계획적으로 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게 전략상 맞아요.
해보고 안 되면 논술하러 오세요..
일반적으로 학종/교과가 논술보다는 경쟁률도 낮고, 학교에서 준비를 차근차근 했다면 당연히 훨씬 쉽게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줍니다!!
게다가 독서는 면접 준비를 병행하는 효과까지도 있어요^^ 비문학 문제 풀 때도 도움 되고요-!
이렇게 가치 있는 독서, 안 할거예용-!?
특히 지방 거주 학생들에게는 독서가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책을 읽다가 학생들에게 조금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추천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물론 수험생이라면 다들 너무너무 똑똑하게 계획적으로 독서하고 있겠지만, 혹시라도 조언받을 곳이 없어서 헤매는 수험생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방향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궁금증이 있다면 당연히 댓글로 질문하시어요. 최선을 다해 알려드리고 소통하겠습니다^^
이번엔 제가 추억의 선생님이 쓴 책을 골라봤어요. 진짜 순전히 '강유정'이라는 이름만으로.
대학 다닐 때 강유정 교수님의 현대문학교육론 같은 수업을 들었어요.
그때 희곡 수업이었는데, 앞에 누군가가 발표를 했고, 교수님은 맨 앞자리에 앉아서 발표를 듣고 계셨는데요.
지금도 진짜 충격적이었던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20여년 전인데 ㅎㅎㅎ
교수님은 검정색 브라에 흰색 속이 다 비치는 시스루 블라우스를 입고 오셨어요.
그날 수업 주제가 헨릭입센의 '인형의 집'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학생들이 (특히 오빠들이) 웅성웅성 난리가 났었어요.
교단에 서 있는 여교수의 검정색 브라가 아른아른 보였으니까요.
교수가 움직일 때마다 옷이 스치는 소리가 슥삭 거리면서 얼핏보이는 속옷.
학생들 입장에서는 꽤 충격적이었어요.
저도 사실 일상 생활에서 시스루를 입은 사람을 보기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놀라기도 했고요.
그러던 어느날 TV에도 나오고, 정교수가 되시고 등등의 소식을 들으며 우리 교수님, 선배님 드디어 입신양명하셨구나..했는데,
이번엔 또 정치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도서관 갔다가, 진짜 순전히 강유정 교수님 이름 하나 보고 이 책을 뽑았습니다.
수험생들에게는 썩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닌데요,
그래도 페미니즘 희곡의 시발점이며 여성 해방운동에 영향을 준 '인형의 집'을 통해 아내와 엄마로서의 제약적 삶에서 벗어난 여주인공 '노라'의 삶을 알게 한 교수님이라서, 저는 '여성'이나 '영화' 이슈에 관심있는 수험생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학과, 예술학과, 미디어과, 국문학과, 문예창작과, 국어교육과, 영상학과, 연극영화과" 등에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면 추천드려요!
'..대개 여자들은 남자를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는다. 이 욕망의 아이러니 앞에서.. (38p)'
영화 <색, 계>를 설명하는 중에 나온 표현인데요, 저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인데.. 한 영역에서 이름을 날린 분이 이야기하는 바이니 그럴 수 있겠거니 생각하며 읽었어요. 나와는 다른 해석이구나..하면서.
"사랑은 세상을 구원한다지만 한 영혼을 폐허로 만들 수도 있다.
누군가를 폐허로 만들 수도 있기에 사랑은 위대한 아이러니이며 역설이다.
결국 목숨까지 앗아가야 만족하는 큐피드도 있다. (83p)"
영화 <폭풍의 언덕>과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를 이야기하며 나온 문장이에요.
동의합니다. 그리고 요즘 사랑의 왜곡된 형태로 스토킹 같은 형태도 있잖아요.
결국 내가 가질 수 없으면 남도 못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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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통념에서 윤리적이지 않은 예술가들이 종종 언론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그들이 만든 영화도 때로는 예술로 극찬돼요.
예술과 예술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 충돌하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아마도 홍상수 감독에게 연애는 낯간지러운 게임과 연기가 오가는 농담의 장인 듯하다. 홍상수는 연대란 사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흥정 아니냐면서 너스레를 떤다."
영화 <오! 수정>을 설명하며 홍상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어요.
개인사겠지만,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요즘 홍상수 감독에 대해 언급했다면 어쩌면 평가가 좀 달랐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강유정 교수님, 이왕 하시는 거 학계에서처럼 정치적으로도 즐거운 목표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