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 아리들 소식입니다^-^
사실 저는 바빠서,, 우리 아리들 며칠에 한 번 얼굴 들여다보고
올리브씨가 과일이나 채소 썰어주는 거 도와드리고..
특히 올 여름 수박 먹고나서 수박 껍질을 자잘하게 칼질하는 거는 좀 많이 했어요.
올리브씨랑 수다떨면서 칼질하는 거 은근 재밌다능.
근데 칼질만 하고 나면 손에 물집이 ㅋㅋㅋㅋ
살림 안 하는 티 나는 거지!
우리 아리들, 아주 작은 병아리 때 우리 집으로 왔기 때문에
사실 20마리 중 누구 하나라도 죽을까봐..(죽을 수도 있으니까..)
뽀빠이가 따끈한 등도 켜주고, 박스로 막아주고,
이불 깔아주고,, 그리고 추울까봐 방에서 키웠는데..
더이상 냄새를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밖으로~ㅎㅎ
게다가 아리 하나, 아리 둘, 아리 셋..아리 일곱이,. 그리고 아리 스물이까지
다 살았어요^----------------^
물론, 아리 하나~아리 스물이까지 다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각자에게 이름이 있을 뿐.
물론, 부리가 선천적으로 틀어져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자란 아리 일곱이는 얼굴을 알아요.
행운의 7처럼 일곱이 건강하게 자라라고 이름 지어준 건데,
다행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닭장과 우리 차우예요.
닭장가는 길에는 예쁜 천사의 나팔꽃이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렸습니다.
우리 차우, 잘 생겼다!
닭장 지키라고 했더니, 닭장 울타리 물어 뜯어서 궁뎅이 팡팡!!
그리고 플라스틱 박스로 다 틀어 막았어요 ㅋㅋ
고양이랑 야생동물 때문에 닭장 앞에 차우 묶어둔건데..
이놈 지지배가 물어 뜯을 줄은 몰랐어요!!
천만다행 빨리 발견해서 아리들은 무사합니다.
까꿍~
올리브씨에게 아리들마다 눈동자 색이 다르고,
털 색이 미묘하게 달라서 다 구분된다니까
자기는 매일 밥 주면서도 잘 모르겠다고 ㅋㅋㅋㅋ
저는 알겠어요. 아리들 눈이 진짜 너무 예쁩니다.
사진 찍는 줄 아는지 가만히 있어줘서 고마워.
우리 아리들은 '청계'라는 닭인데요,
약간 회색빛 털도 있고, 푸른빛이 나는 검은 깃털도 있고
아주 쌔까만 진짜 썌까만 검은 깃털을 가진 녀석도 있어요.
올 여름 길렀던 참외를 마지막으로 따서 잘게 썰어 손에 주었는데
엄청 잘 먹어요 ㅋㅋㅋ
제 베프가 조류를 진짜 싫어하거든요??
이 사진 보냈더니 기겁을 하더라고요 ㅎㅎ
근데 아리들도 손에 있는 거 쪼아 먹을 땐 너무 세게 쪼아먹지 않아요.
적당히 쪼쪼쪼쪼!
이제 우리집에 온지 2개월 하고 10일.
이 사진은 2개월쯤 되었을 떄의 사진이에요.
닭 머리 부분에 볏이 좀 수컷처럼 보이기도 하죠??
요 며칠 사이에는 나름 닭처럼 웁니다.
며칠 전만 해도 변성기 청소닭이었는데..
이제 청년닭이 다 되었어요..
아리들은 강아지들처럼 앉아, 손, 엄마 갖다드려.. 뭐 이런 건 안되는 거 같아요.
가끔 잡으려고 쫓아다니다가 운 좋게 손에 잡히면 만져보고
그냥 바라보는 거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근데요,, 신기한 건 아리를 잡아서 눕힌 다음에 목 부분을 쓰다듬어주면
눈을 사르르 감고 잠든 척을 한다는 거예요..ㅎㅎ
품에 안으면 또 가만히 있고요.
..원래 꿈은 아리 스물이까지 언니 뒤따라오게 해서 동물농장 나오는 거였는데..
알 깨고 나올 때부터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왠지 아쉬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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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는 수험생들 원서 접수 상담 때문에 참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과
매일 수십 수백통에 이르는 문자와 전화, 그리고 면대면 상담을 해야 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말하기 너무 싫다, 지친다..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이 생명들 보면서 위로를 받네요.
12월이면 알을 낳을 거래요.
그리고 어쩌면 내년 이맘때는 아리 스물이가 낳은 알들이 또 아리N이 되어 여기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그럼, 이번 주말도 열강하고 올게요.
항시 모든 시간과 공간과 생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