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강의 중에 만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일반선발 합격 수험생 엄OO학생의 답변입니다.
수험생이 메일로 보내준 말 한 마디도 안 고치고 그대로에요^^
약간 얄미운 말도 있긴 하지만ㅎㅎ, 참고하세요.
정리하면, 내신 평균 3등급, 수능은 언어1, 수리3, 외국어1 이렇게 해서 일반 선발이 된 경우였습니다.
내신이 1등급이 아니라서 논술 전형 지원을 망설이는 여러분들이라면 조금 더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 내신과 수능 성적은 어느 정도였나요?
내신 점수도 수능 성적도 대학 입학엔 아무런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을 만큼 별로였습니다. 내신의 경우에 평균 3등급 정도였고(주요 과목은 2등급 정도, 예체능 등 비주류 과목에선 4,5 심지어 9등급도 찍었네요.) 수능 성적은 수리에서 3등급을 찍었기 때문에 논술 전형에서 우선 선발 기준이 되지 않은 이상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뭐, 최저 등급은 맞췄네요. 1등급 2개 말입니다.
2. 어떤 전형으로 어느 학교 어느 과에 붙었나요?
수시 2차 논술 전형 일반 선발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들어갔습니다. 추가 합격은 아니었고, 경쟁률은 홈페이지에 따르면 56.61 : 1이네요.
3. 학과 선택의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수시 원서를 넣을 때 저는 건방지게도 '나는 무조건 정시로 갈 거니까'하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긴장 하나 없이 '내가 붙었을 때 가고 싶은 곳'에 넣었습니다. 경쟁률도, 승산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끌리는 곳에 넣은 거죠. 어차피 수시에서 아무리 고민해 봤자 결론 없는 논쟁만 붙을 뿐이므로 지금 생각해도 저게 맞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수시에는 소신도, 안정도 없으니 본인이 원하는 곳에 넣으세요.
4. 수험생활 중 논술 준비는 어떻게 했었나요?
학원에서 가르치는 논술 수업을 들었고, 그렇다고 엄청 많은 시간을 투자한 건 또 아니었습니다. 이런 말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가끔 치는 논술 모의고사도 친 적이 없었고 수능 끝나고 하는 논술 특강도 안 듣고 그냥 저냥 있었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논술 수업 필요 없다가 아니라 할 때 제대로 하라는 겁니다. 저는 그래도 하라는 건 했어요. 사실 저는 그 이전에 일부 대학이 사탕 발린 소리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창의력이다. 너희가 학원에서 배우는 그런 붕어같은 글 따위 보자 마자 집어 던질 것이다'하는 말을 믿었기 때문에 논술 수업 자체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결과는 지난 시간 동안의 불합격이었습니다. 올해 저 스스로를 버리고 선생님의 조언을 온전히 담은 뒤 합격 통보를 받고 나니 그것이 우연이든 어떻든 수업 내용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혹시라도 과거의 저와 같이 본인에 대한 자만감이 넘치는 분이 계시다면 스스로를 버리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저는 1년 동안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제 글에 감정을 집어 넣는 습관 때문에 그걸 기름 빼듯 없애는 작업이었는데 그런 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또 대학이 각자 지닌 논술 채점의 틀도 중요합니다. 그건 수업의 도움 없이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논술 선생님의 수업은 무조건 잘 듣고 체화하는 것이 좋아요. 저는 그래도 저의 필력에 대해 묘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수업 외의 일탈(이라 함은 그냥 언수외 공부)이 가능했지만 혹시 스스로 글발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건 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논술을 즐기세요. 저는 그래도 문제 푸는 것 보다는 논술이 재밌더라구요. 바꾸어 논술로 상위 대학에 진입하고 싶은 분 중 글도 잘 안 써지고 논술이 별로 재미도 없다면 빨리 포기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괜히 허수 경쟁률 높히지 마시고 스스로 냉정하게, 본인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항상 생각하세요.
결론! 논술 선생님의 수업 잘 듣기, 조언을 글에 잘 녹이기, 본인에게 어떤 방법이 맞는지 판단하고 그 길을 따라 걷기.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소신이 얼마나 잘 드러나느냐, 아닌가요? 그러려면 소신이 개념 속에 깊이 장착되어 있어야 할 겁니다. 소신 가지기. 음, 그리고 하나 더 욕심 내자면 자신감 가지기, 아까 제가 필력 어쩌구 드립을 쳤는데 저 정도 자신감은 필요한 것 같기도 해요. 그러니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얘는 뭐가 이렇게 잘났길래 내가 이런 글을 수고스럽게 보고 있어야 하는 걸까...내가 너 보다는 잘 돼서 이런 인터뷰 만 장은 쓰겠다'하는 마음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사실 저는 진짜로 그랬거든요. 재수 없지 않나요? 고만 고만한 실력이면서 운 좀 좋아 가지고...맞아요. 여러분이 훨씬 더 잘났으니까 그걸 결과로 주위 사람들에게 꼭 보여 주셔야 해요. 어때요, 이 정도면 그 무섭다는 논술 전형 일반 선발도 어렵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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