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TY0R8/btqC7qhbuGc/stjnreCmvPvX1ZkaUGY0iK/img.jpg)
어제는 산책길에 오설이가 청둥오리를 발견했다.
"언니! 저기 오리가 있어!"
오돌이는 "오~? 오리?오디?오리 오디?"
보통은 개들이 눈여겨볼 때
야생 새들은 후다닥 도망치던데
이 청둥오리는 도망을 치지 않았다.
한강에서 2km나 떨어져 있는데 여기까지 걸어오진 않았겠지??
날아왔나?..?
![](https://blog.kakaocdn.net/dn/bphWB3/btqC5nS4CYf/GjxkBCKlXOqw2WqWZAwcOk/img.jpg)
날개가 있는데 왜 날지를 못하니...
![](https://blog.kakaocdn.net/dn/cSUqsG/btqC5oxCyQW/qlTVZUGGnsM1mXakngF1b1/img.png)
뽀빠이에게 전화했더니
오토바이를 타고 날아오셨다ㅋㅋㅋㅋ
그리고 한 10걸음만에 오리를 잡으셨다
오리는 자기를 살려주려는 마음인 걸 알았거나
아니면 날 수 없어서 포기했거나..
그런 마음으로 잡히지 않았을까
자세히 보니
날개 부분 살이 까져 있고
날개 깃털도 좀 뽑혀 있고
꽁지 깃털이 쥐어 뜯겨 있었고
온 몸이 축축했다
아무리 오리여도 깃털이 젖어서
한참을 안 마르더라고..문제 있다 이녀석.
![](https://blog.kakaocdn.net/dn/bN8tU1/btqC6P2smLV/Nz2zNtTV5OWWlBHU6m7Kjk/img.jpg)
오리는 물고기 같은 걸 먹겠지만
일단 생각나는 건 올챙이...
미안해 올챙이야
그치만 그거 말고는 생각나는 움직이는 애들이 없어서..
올리브씨랑 같이 올챙이 뜨러 다녀왔다
그리고 뽀빠이는 물병으로 물고기 잡는 덫을 만들어
물가에 뒀는데 딱 한 마리 잡혔다ㅋㅋㅋ
![](https://blog.kakaocdn.net/dn/b1GroT/btqC8Hpc7sT/ZszJRfX77wFfS0akzktiAk/img.jpg)
어제는 온실에서 재우고
오늘은 볕에서 좀 지내게 뒀는데
날갯짓도 하고 까칠하게 꾸엑꾸엑 소리도 내고
좀 살아난 것 같았다
나랑 눈도 마주쳤다.. >_<
![](https://blog.kakaocdn.net/dn/egULIP/btqC9MQPV79/7ZhJjM5GGSz4O2SAKykCX1/img.jpg)
처음 만난 자리에 그냥 풀어주려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비랑 같이 한강에 나가보았다
역시 오리떼가 있었다. 청둥오리 암컷들도 많았다.
그래서 뽀빠이 퇴근 후
마을 개울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으로 가서
'우리'를 날려보냈다
낮고 짧게 날더니 꾸엑꾸엑 소리를 내며 우리와 멀어지자
어디선가 또 다른 꽥꽥 소리가 들려왔다
어두워질 때여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강물의 물결이 흘러오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우리에게서 멀어져 자기들 무리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틀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집에 들렀다 간 청둥오리 이름은 '우리'였다.
닭들이 '아리'라서 나름 돌림자 써서
오리는 '우리'라고 지어줬다. 근본은 없다ㅋㅋㅋ
어쨌든 '우리'는 아마 한강 방향으로 갔어야 하는데
마을 방향으로 잘못 오다가 길을 잃고
누군가의 공격에 잠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가
우리를 만났고
그리고 다시금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려서 약간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자연으로 돌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법.
부디 무리를 만나서 알 낳고, 새끼들 데리고 잘 날아다니다가
가끔 한강 산책갔을 때 마주치면 좋겠다.
친구들 만나면
사람들 사는 데 여행다녀왔다고 이야기해주렴.
ㅡㅡㅡㅡㅡㅡㅡ
나는 어제와 오늘
새로운 만남과 이별을 겪었고
청둥오리를 실물로 이렇게 가까이에서 처음 보면서
청둥오리가 꽤 크다는 점
목이 길고 색이 오묘하게 아름답다는 점
날갯짓할 때 한 대 맞으면 꽤 아프다는 점
오리 소리는 전형적인 '꽥꽥'이 아니라
거칠고 투박한 '꾸엑꾸엑'이거나 '꿖꿖'이거나 '꾸루루루뤡'같다는 걸 알았다.
지난 해에는 차우랑 산책갔다가
바닥에 떨어져 기절한 참새를 주웠고
올해는 오돌이 오설이랑 산책갔다가
청둥오리를 주웠다.
남들은 냥줍한다던데.. 난 연중 행사로 새줍을 하고 있다.
ㅋㅋ행복해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런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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