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6년제'가 된 지방대.. 졸업유예제 확산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 지방 국립대 80%가 시행 중경향신문 강현석 기자 입력 2013.12.11 22:31 수정 2013.12.11 23:11
지방대학에 다니는 여대생 김은정씨(24·가명)는 매일 학교에 나가고 있지만 정규 수업을 받는 과목은 하나도 없다. 2009년 대학에 입학한 김씨는 지난 2월 학사모를 쓸 수 있었다. 졸업 학점과 자격을 모두 갖췄지만 취업을 못한 김씨는 지난 1월 학교에 "졸업을 미루겠다"며 '졸업유예'를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7월 졸업을 한 학기 더 미뤘다. 김씨는 1년째 취업에 매달리며 70번 넘게 이력서를 냈다. 올해 이 대학 졸업예정자 5명 중 1명은 김씨처럼 졸업을 미루고 학교에 남았다.
김씨는 "지방대를 졸업하고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데 기업들마저 졸업자보다는 예정자를 먼저 뽑으려는 분위기여서 졸업유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내년 1월까지도 취업이 안되면 졸업유예를 연장할 계획이지만 대학을 6년 다니는 셈이어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방대마다 일부러 졸업을 미루는 '졸업유예생'이 두 자릿수를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대 4학기(2년)까지 졸업을 미룰 수 있도록 한 대학도 나왔다. 심각한 지방대 취업난이 대학을 초등학교처럼 '6년제'로 만든 것이다.
경향신문이 11일 서울을 제외한 지방 소재 국립대학 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인 20곳이 졸업유예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대학들은 2학기(1년)까지 졸업유예를 인정하고 있었다.
특히 전남대는 졸업유예생이 급증하자 지난 6월 학칙을 개정해 4학기(2년)까지로 졸업유예 기간을 늘렸다. 학생들은 최대 6년(학부 4년+졸업유예 2년)까지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며 학교에 남을 수 있게 됐다.
전남대는 올해 졸업예정자 5220명 중 1019명이 졸업을 미룰 수 있는 제도인 졸업유예를 신청했다. 전체 졸업예정자의 19.5%가 졸업할 수 있는 자격을 모두 갖추고도 학교에 남은 것이다. 2006년 졸업유예제를 도입한 전남대는 매년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이 대학의 2011년 졸업유예 신청자는 718명으로 전체 졸업예정 인원 5184명의 13.8%였지만 2012년에는 911명이 신청해 전체 졸업예정 인원 5547명의 16.4%로 늘었다.
졸업유예생은 도서관과 기숙사 등 학교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재학생'과 '졸업예정자'라는 신분도 유지할 수 있다. 재학증명서가 발급되고 한 학기 단위로 '졸업예정증명서'도 뗄 수 있다. 재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공모전 등에도 응모가 가능하다.
그러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졸업유예생들은 기성회비의 10%가량을 유예비(전남대)로 내거나 최소 3학점짜리 1과목 이상을 수강신청(충북대)해야 한다. 1년 동안 졸업을 유예하면 110만원가량의 등록금을 더 내야 하는 대학도 있다. 졸업유예생이 늘어나면 제한된 학교 시설을 재학생과 함께 써야 하기 때문에 교육여건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방대들은 취업난 때문에 졸업유예제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남대 교무처 관계자는 "취업 때문에 학생들의 고민이 많아 학교 시설을 이용하며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졸업유예제를 운영 중"이라며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유예기간을 늘리기로 학칙을 개정했다. 어쩔 수 없는 지방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방대 졸업유예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학 서열화가 낳은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두휴 전남대 특수교육학부 교수는 "대학 서열화가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취업의 벽에 막힌 지방대 학생들의 불안감이 중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안감 때문에 학생들은 서울과 수도권 대학으로 몰린다. '지방대 할당제' 등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김씨는 "지방대를 졸업하고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데 기업들마저 졸업자보다는 예정자를 먼저 뽑으려는 분위기여서 졸업유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내년 1월까지도 취업이 안되면 졸업유예를 연장할 계획이지만 대학을 6년 다니는 셈이어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방대마다 일부러 졸업을 미루는 '졸업유예생'이 두 자릿수를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대 4학기(2년)까지 졸업을 미룰 수 있도록 한 대학도 나왔다. 심각한 지방대 취업난이 대학을 초등학교처럼 '6년제'로 만든 것이다.
경향신문이 11일 서울을 제외한 지방 소재 국립대학 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인 20곳이 졸업유예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대학들은 2학기(1년)까지 졸업유예를 인정하고 있었다.
특히 전남대는 졸업유예생이 급증하자 지난 6월 학칙을 개정해 4학기(2년)까지로 졸업유예 기간을 늘렸다. 학생들은 최대 6년(학부 4년+졸업유예 2년)까지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며 학교에 남을 수 있게 됐다.
전남대는 올해 졸업예정자 5220명 중 1019명이 졸업을 미룰 수 있는 제도인 졸업유예를 신청했다. 전체 졸업예정자의 19.5%가 졸업할 수 있는 자격을 모두 갖추고도 학교에 남은 것이다. 2006년 졸업유예제를 도입한 전남대는 매년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이 대학의 2011년 졸업유예 신청자는 718명으로 전체 졸업예정 인원 5184명의 13.8%였지만 2012년에는 911명이 신청해 전체 졸업예정 인원 5547명의 16.4%로 늘었다.
졸업유예생은 도서관과 기숙사 등 학교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재학생'과 '졸업예정자'라는 신분도 유지할 수 있다. 재학증명서가 발급되고 한 학기 단위로 '졸업예정증명서'도 뗄 수 있다. 재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공모전 등에도 응모가 가능하다.
그러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졸업유예생들은 기성회비의 10%가량을 유예비(전남대)로 내거나 최소 3학점짜리 1과목 이상을 수강신청(충북대)해야 한다. 1년 동안 졸업을 유예하면 110만원가량의 등록금을 더 내야 하는 대학도 있다. 졸업유예생이 늘어나면 제한된 학교 시설을 재학생과 함께 써야 하기 때문에 교육여건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방대들은 취업난 때문에 졸업유예제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남대 교무처 관계자는 "취업 때문에 학생들의 고민이 많아 학교 시설을 이용하며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졸업유예제를 운영 중"이라며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유예기간을 늘리기로 학칙을 개정했다. 어쩔 수 없는 지방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방대 졸업유예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학 서열화가 낳은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두휴 전남대 특수교육학부 교수는 "대학 서열화가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취업의 벽에 막힌 지방대 학생들의 불안감이 중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안감 때문에 학생들은 서울과 수도권 대학으로 몰린다. '지방대 할당제' 등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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