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올해 과학성과 10가지 선정… 1위는 ‘에이즈 치료제’
올해의 과학기술 10대 뉴스…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1위
2011년 12월 23일
한 해가 끝날 때면 관용어처럼 ‘다사다난했다’란 말을 한다. 8일밖에 남지 않은 2011년 역시 사건 사고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과학계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의 10대 과학성과’를 선정해 23일 발표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치료제와 말라리아 백신의 효과, 노화 세포 제거 실험 성공 등 인류 건강과 관련된 성과가 돋보인다.
● 질병 치료 연구 돋보여
사이언스는 첫 번째 성과로 에이즈의 감염률을 떨어뜨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예방 치료 네트워크(HPTN) 052’ 프로젝트를 꼽았다.
미국 연구진은 에이즈의 원인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에이즈 치료제)’를 투여하자 감염률이 96%나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예상보다 결과가 좋아 계획보다 4년이나 앞선 올해 5월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사이언스는 “HPTN 052가 미칠 영향을 인정해 올해의 첫 번째 과학뉴스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후원하는 말라리아 백신 ‘RTS,S’도 올해 주요 과학뉴스에 올랐다. 아프리카 어린이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RTS,S’를 접종한 아이의 말라리아 발병률이 절반으로 줄었다.
국내 과학자의 ‘제올라이트’ 연구도 10대 성과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KAIST 화학과 유룡 교수팀은 작고 큰 구멍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제올라이트를 만들어 촉매 반응 속도를 높였다. 사이언스는 “유럽과 한국 과학자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성능 좋은 제올라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미치는 영향 △이토카와 소행성의 돌가루를 갖고 돌아온 하야부사 미션 △우주 대폭발(빅뱅) 때 발생한 ‘초기 가스’ 발견 △기이한 외계행성 발견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연구 △식물 광합성 촉매 구조 규명 등도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 동아사이언스-과실련도 올해의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
동아사이언스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련)’ 등과 함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의 과학기술 10대 뉴스’도 나왔다. 3월 방사능 공포를 불러일으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원전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가 지진해일(쓰나미)로 끊어져 원전 폭발과 함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우리나라 곳곳을 암흑으로 만들었던 9월 15일 대규모 정전 사태가 2위 뉴스로 선정됐다.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과부하로 순환정전을 실시함에 따라 도로교통 등이 마비되고 엘리베이터에 승객들이 갇히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밖에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 결정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출범 △중국 우주정거장 도킹 성공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발견 △KAIST 학생 잇단 자살 △나로호 △지구촌 기상이변, 방콕 물바다 △농협 싸이월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등이 올해의 과학기술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원호섭 기자 wonc@donga.com
과학뉴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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