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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ORY

휴원 4주. 5주차인가...?

by 경미쌤😍 2020. 3. 25.

종교는 무책임했고

집앞 경강로는 주말마다 밤 늦게까지 여행객으로 차가 밀렸다. 코로나로 난리였던 첫 주를 제외하고는 평일도 안 밀리는 것은 아니었다.

실은 언론에서는 격리와 거리두기를 외치는데도 끝없이 이어지는 자동차의 빨간 후미등을 보며 박탈감이 컸다. 다들 어디를 가고 어디에서 오는걸까.

개인 일탈도 수없이 이루어지는 마당에

학원 강사들은 밥벌이 없이도 생존할 수 있는 어떤 신적인 존재들인 것처럼 여기고 비난하는 세상을 겪었다.

식당은 문열어두고 손님이 없으면 안타까워하고

가게에 매출이 0원이라는 인터뷰를 보며 함께 걱정을 해주면서도,

학원은 문열면 비윤리적인 것처럼 싸잡아 비난부터 하고 보는 사회 분위기가 얼마나 매정한지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당신들은 다 멀쩡하게 출퇴근하면서, 내 일터가 문을 닫고 출퇴근할 기회를 잃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는 이중성.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은 사교육은 공교육과 함께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인데..

학원강사는 돈벌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게 본다면 세상 모든 직업이나 노동은 다 먹고살기 위해 하는 것 아니던가.

도둑질 살인 같은 비윤리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강의하고 아이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성취하는 데 도우미가 되는 것인데. 유형의 물건 대신 무형의 지식을 팔고 있을 뿐인데..

학원 문 닫아라. 내 아이 아플까봐 학원 보내기는 싫은데 남의 아이들이 학원가서 공부하는 꼴도 못 보겠다.

맘카페와 댓글에서 본 학부모들의 이기심이었다. 사람이 얼마나 악한지.. 이 어려운 시기에 나는 사람의 바닥을 본다.

15년을 넘겨 해 온 내 업이 왠지 서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의자료를 만들고 책도 읽고 글도 썼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야지 뭐 어쩌겠어..싶어서.

 

며칠 전 어느 날 메모장에 이런 글을 썼다.

왠지 좀 슬프고 화도 나고 그랬거든.

어쨌든 나의 일터는 정부의 요청과 지시에 응하여 4주가 넘는 휴원을 하는 중이다. 경쟁 학원들은 개원해서 위험을 무릅쓴 강의를 하더라도 우리는 조금만 더 참고 견뎌보기로 했다. 인내심에 한계가 오는 중이지만. 부디 코로나 사태가 빨리 안정됐음 좋겠다.

강의하고 싶다..인간 아이들이랑 대화하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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