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록. 엄마의 보호자가 되었다.

엄마가 수술을 해야 한다.
30여년 째 재발하고 있고 벌써 4번째 수술이지만
보호자로 따라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어른이 되었다.

수술실 앞에 보호자가 있을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거기 앉아 6시간쯤 지나자 병실이 마련되었다.
와.. 궁뎅이 아프네.

1인실은 50만원이래서
배정해준 4인실에 머물기로 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이제 엄마는 회복중이다.
2-3주는 더 고생스럽겠지만..

전신마취라서 깨어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불안해도 말로 안 하면 불안한 게 아니니까 말을 안 했다.
근데 웃긴건 엄마도 그랬단다
혹시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다고ㅎㅎ

엄마 말이
자식이 없었으면 얼마나 외로울 뻔했냐..
다들 아들이나 딸이 부모 옆에 있더라.
수술 후 회복실에서 마취 깨면 잠시 면회를 하게 해주었는데 그때 다들 자식들이 들락거리는 모양새였다.
자식이 있어서 다행이다..

손목띠한 보호자만 병실 출입 가능..

병원밥

또 다른 병원밥

보호자 밥도 추가할 수 있대서 그러라 했다.
엄마 두고 어디 가기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니까.

병실 침대에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짧은 시간이 좋았다.
돈으로 치료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치료할 만큼의 질병이라 다행이며
수술을 견딜 만큼의 몸 상태라 너무 다행이라고.

병원 밖 전경

병원은.. 죽음과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사이의 어느 쯤에 있었다.
비워져 있지만 묵직한 기운에서 벗어나고 싶어졌다.

사랑하는 나의 엄마 올리브씨
이번 겨울 잘 견디고 내년 봄에 더 건강히 잘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