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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ORY

때를 잊은 무당벌레와 2018년 2월 어느 날의 일기

by 경미쌤😍 2018. 2. 14.

 

지난 10월 이후 종종 보이다가 날이 추워지자 안 보이더니

엊그제 추위를 잊은 무당벌레 한 마리를 만났다.

어디서 왔니 넌.

 

나는 강사다. 선생님이라 불리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고.

그래도 어디다 저는 OOO선생님입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냥 저는 학원 강사예요라고 한다.

그걸 보고 누가 강사가 뭐냐 선생님이라고 해야지..라고 하더라.

선생도 아니고. “선생님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은 웃기다. 왠지 내가 나를 높이는 것 같아서. 그냥 강의하는 사람입니다.. 정도도 좋겠다.

 

나는 최근에 교대 정시 면접 강의를 했다.

강남권 학생들도 일부 있었지만, 경기도를 포함 지방권 학생들이 여럿 와주었다.

나는 그저 감사했다. 검색이든, 지인 소개든, 그냥 왔든, 어쨌든 나랑 인연이 된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몇 명이 와서 수업을 듣더라도 스스로가 후회없도록 교재를 준비했고, 열심히 강의했다.

그리고 합격했다고 감사 인사를 해 왔을 때, 나 역시도 붙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렇게 강의할 기회가 주어진 환경에 대해서도 감사했다.

..이런 내가 어리석다더라.

 

나는 아이들의 출신 지역과 출신 고등학교와 부모의 직업에 대해 관심이 없다.

강사가 강의를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쓸데없이 학생의 스펙에 대해 판단하고 가치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내게 누군가는 어리석다 말하더라.

어느 지역과 모 고교 학생들이 합격해야만 강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알고 있다. 그래도 아무리 사교육 강사지만 그들을 위해서만 강의해야 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할 말은 있지만 참았다. 말해 뭐하겠는가. 가르쳐서 될 일이 아닌데.

학생들의 출신 고교와 거주지로 줄을 세우는 자들이 가진 가치관..

 

가르치는 것을 팔아 돈을 벌고 있지만, 당신같이 살고 싶지는 않더라.

그래서 나는 올해도 만나는 모든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강의와 입시 전략을 제공할 것이다.

순전히 내가 내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며 강의할 것이다.

 

..화가 났는데, 어디다 풀 데도 없고, 누구 잡고 이런 이야기 공감하며 들어주라 하기도 민망하니, 유치해 보이지만 여기에 남긴다. 혹시 당신이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되거든, 당신은 반성하지도 않겠지만, 내게 혹시 이거 내 이야기 하는 거냐고 뻔뻔하게 물어오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불쾌하다. 그냥 당신 혼자 이 사람이 이렇게 기분이 나빴었구나..라고 생각이나 좀 해라.. 나이를 먹은 만큼 어른이 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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