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논술 강사 조경미입니다.
이어서 [문제 2]도 살펴볼게요.
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가 제시문으로 나왔다는 점이 저는 좀 신선했는데
문제 보시는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물론, 판타지 소설을 인용해서 문제를 출제했지만, 내용은 엄~청 심오한 거예요.
서강대 약간 학풍이 학구적인 부분이 없지는 않거든요??ㅎㅎ
제가 대학 다닐 때도 서강대 재학생들 보면 약간 모범생 같았는데,
요즘도 학생들 이야기 들어보면 그렇대요..ㅎㅎ 신기했어요..잡소리는 그만하고 문제 풀어볼게요^-^
서강대 2018학년도 수시 기출 문제는 아래 선행학습영향평가서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 가시면 원본 다운로드하실 수 있고,
저도 학교에서 다운받아왔어요.
【문제 2】 (800~1,000자)
삶의 방식에 대한 [가]와 [나]의 견해를 대비하고, 이 둘을 조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바]를 활용하여 논술하시오.
[가] 자연과 일치하는 행동이나 발언을 할 수 있는 당신의 권리를 소중히 여겨라. 뒤에 따라올 비난이나 비판 때문에 일을 뒤로 미루지 말라. 만일 행하고 말해야 할 선량한 것이 있을 때에는 그것을 말하고 행할 권리를 포기하지 말라. 당신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자신을 이끄는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며, 그러한 비판을 하도록 자극한 충동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의 말에 의해 눈길을 다른 데로 돌리지 말고 당신 자신의 본성과 보편적 자연의 길을 따라 곧바로 걸어가라. - 고등학교 고전교과서
[나] 인간에게 있어서 교만한 태도는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요, 반대로 겸손한 태도는 창, 칼, 화살 등과 같은 무서운 병기(兵器)라도 물리칠 수 있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창이 아무리 날카롭다 하여도 겸손에서 오는 힘을 당할 수는 없다. 사람들과 사귈 때 착하고 아름다운 말을 건네준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포근한 비단옷을 입혀 주는 것보다도 따뜻한 것이요, 반대로 사람을 중상(中傷)하는 나쁜 말은 날카로운 창으로 찌르는 것보다도 더욱 깊은 상처를 안겨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름지기 겸손해야 할 것이니, 그렇지 아니할 때에는 세상이 아무리 크고 넓다 해도 마음 놓고 발 디딜 땅이 없게 된다. (…) 발을 제겨디디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되리만큼 몸 둘 곳이 없게 된 원인은 바로 말, 곧 남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나쁜 말 때문인 것이다. 큰길에 나가면 어지러우리만큼 복잡하고, 좁은 길과 험한 길은 다니기가 몹시 위태로우므로 설령 조심하지 않으려 한대도 아무래도 조심하게 된다. 교만한 태도가 결국 자기 한 몸 몸담을 곳이 없게 만든다는 무서운 사실을 안다면 애써 겸손하고자 아니해도 생각대로 그렇게 안 될 것이다. - 고등학교 고전교과서
[다] 도덕적 덕은 본성적으로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본성에 반하여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본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습관을 통하여 완성한다. 그러니 정의로운 일들을 행함으로써 우리는 정의로운 사람이 되며, 절제 있는 일들을 행함으로써 절제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너무 많이 먹고 마시는 것이나 너무 적게 먹고 마시는 것 모두 건강을 해치는 것처럼 우리는 모자람과 지나침으로 말미암아 파괴되는 경향이 있다. 절제와 용기, 그리고 다른 덕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일이든 회피하고 두려워하며 어떤 자리도 지켜 내지 못하는 사람은 비겁한 사람이 되는 것이며, 이와는 반대로 무슨 일이든 절대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모든 일에 뛰어드는 사람은 무모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제나 용기와 같은 도덕적 덕은 지나침과 모자람에 의하여 파괴되고, 중용에 의하여 보존된다. -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교과서
[라]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의 전혀 다른 인지 과정이 작동하는데, 바로 ‘보이는 그대로의 인지 과정’과 ‘이유를 찾아내는 인지 과정’이다. ‘보이는 그대로의 인지 과정’에서는 동물의 뇌가 수억 년에 걸쳐 해오던 식으로 패턴 연결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제아무리 단순한 동물이라도 특정 종류의 패턴이 입력되면(가령 빛이나 설탕) 그에 따르는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도록(빛을 보면 도망가고, 달콤한 음식이 있으면 멈춰 서서 먹는다) 회로가 짜여 있다. (…) 반면 ‘이유를 찾아내는 인지 과정’은 우리가 어떤 사고를 거쳐 특정 판단에 이르렀는지 설명할 때, 혹은 내가 보기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그런 판단에 이를 수 있었는지 설명할 때 이용된다. ‘이유를 찾아내는 인지 과정’은 언어를 가진 생물체, 그리고 스스로의 입장을 남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는 생물체에게서만 일어난다. (…) 나는 이 두 종류의 인지에 각각 기수(‘이유를 찾는 인지’를 포함한 통제된 인지 과정)와 코끼리(감정, 직관 및 모든 형태의 ‘보이는 그대로의 인지’)라는 이름을 붙인 바 있다. (…) 기수는 코끼리의 시중을 들어주도록 진화했다. 기수가 코끼리를 시중드는 모습은 사람들을 도덕적 당혹감에 빠뜨렸을 때 목격할 수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사람들은 강하게 직감하고, 그 느낌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후 정 당화의 근거를 만들어낸다. 설령 하인(추론 능력)이 아무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와도 주인(직관)은 자신이 내린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 - 조너선 하이트,바른 마음
[마] 도덕적 성장에서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 더 좋거나 더 나쁜 것의 문제 ― 절대적 옳음이나 절대적 좋음의 문제가 아니라 ― 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실제적인 인간적 상황에서 더 좋거나 더 나쁜 것을 결정하는 성향과 기술을 함양하는 일이다. 실제로 일들은 종종 더 나은 쪽으로 전개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특정한 상황에서 중요한 많은 것을 포괄하는 폭넓은 관점을 취하는 데 충분한 통찰력과 감수성을 갖기도 하며, 나아가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자유롭고, 더 결속되고, 더 존중받고, 더 성공적이고, 더 배려되며, 더 이해된다고 느낄 수 있도록 충돌하는 관심사들과 관점들을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도덕적 숙고의 결과가 그렇게 나타나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항상 기대하는 하나의 완결이며, 그것은 흔히 어떤 은총 ― 전지전능한 신의 은총이 아니라 과정적 세계의 다양한 요소들의 조화로 수렴 ― 이 작용했다는 느낌을 수반한다. - 마크 존슨, 인간의 도덕
[바] 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에서 후치와 일행들은 드래곤들의 왕인 드래곤 로드를 만나게 된다. 드래곤 로드는 후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후치는 자신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드래곤 로드는 후치 본인을 살려주는 대신에 후치의 소중한 사람들을 죽이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후치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후치: 나는 하나가 아니에요. 당신은 아까부터 얼빠진 질문을 하고 있었던 셈이지요. 드래곤 로드: 나의 실수를 설명해 주겠나? 후치: 당신은 저의 동료 샌슨에게 자신의 목숨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셨지요. 하지만 그건 나눌 수 없어요. 당신은 나눌 수 없는 것을 나눠 놓고는 선택하라고 질문하셨어요. 드래곤 로드: 어째서지? 후치: 샌슨은 하나가 아니니까. 샌슨은 헬턴트의 경비 대장 샌슨이고, 나의 좋은 동료 샌슨이고, 샌슨의 아버지 조이스 씨의 사랑하는 장남이에요. 카알의 신뢰받는 길잡이고, 그리고 그 아가씨에게는 사랑하는 연인인 샌슨이에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샌슨이지요. 어쨌든 당신은 샌슨 하나를 살려주는 대 신 그 가족들을 죽이겠다고 말했지만, 그 가족들을 죽이면 샌슨도 죽는 셈이에요. 드래곤 로드: 샌슨은 하나가 아닌가? 후치: 나라는 것은 이 몸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요.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모든 것들에 다 내가 있어요. 우리는 그렇게 살아요. 그것이 인간이에요! -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
이 문제는 [가]와 [나]의 서로 다른 견해를 비교한 후, 두 입장을 조화시키기 위한 태도를 [다]~[바]에서 도출해야 합니다.
제시문을 순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지만, 학교측 예시 답안에서는 [마]와 [바]의 순서를 바꿔 논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세요.
답안을 작성할 때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렇게 제시문을 수험생이 스스로 활용하여 재배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에서는 주체성을 강조하고, [나]에서는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강조하지만 두 입장이 반대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과 타인 사이에서 어떠한 삶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서로 다르게 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서로 다른 태도를 바탕으로 [다]의 ‘중용’의 태도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조화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하고,
[라]의 자기가 판단하려고 내린 기준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심하며 자기중심적 편협한 태도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에서 ‘조화’의 개념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조화로운 관계를 도모해야 할 것이며,
[바]에서처럼 자신 안에 타인이 존재할 수 있으니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타인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배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 예시 답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는 보편적 자연, 선량한 것, 자신의 본성을 따르면서 타인의 비판에 휘둘리지 않는 삶의 방식을 강조한다. 이에 비해 [나]는 타인을 배려하는 겸손한 태도를 따르는 삶의 방식을 강조한다. 이렇게 [가]와 [나]의 삶의 방식은 자신과 타인의 관계 설정에서 대비된다. 그렇다면 [가]와 [나]의 삶의 방식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먼저 [다]에서 제시한 바, 지나침과 모자람이 없는 중용이 필요하다. 중용에 따라 자신을 지나치게 중시하거나 모자라게 여기지 않으면서, 동시에 타인에 대해서도 그러한 태도를 취하면, 자신과 타인 사이의 차이는 줄어들고 이에 따라 조화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다음으로 [라]에서 제시한 ‘이유를 찾아내는 인지 과정’(기수)과 ‘보이는 그대로의 인지 과정’(코끼리) 사이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관계에서 기수는 코끼리를 시중드는데, 예를 들어 우리는 옳고 그름에 대한 직감(코끼리)을 정당화하기 위해 근거를 만들어낸다(기수). 이는 직감이나 판단이 애초에 정당성을 근거로 삼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에 우리는 자신의 직감과 판단을 옳은 것으로 확신하는 태도가 아니라 의심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자신을 중시하면서도 타인의 비판을 수용하는 태도와 통하며, 겸손과도 통하므로 [가]와 [나]는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나아가 [바]의 ‘후치’가 역설하듯이 ‘나’는 내 안에 존재할 뿐만 아니라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 안에도 존재하며, 이와 마찬가지로 ‘타인’도 ‘나’ 안에 존재함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점을 깨달으면 ‘나’를 중시하는 만큼 ‘타인’을 중시하게 되고, ‘타인’이 중시하는 것은 곧 ‘나’도 중시하게 되어서 [가]와 [나]의 삶의 방식은 조화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끝으로 [마]에서 제안한 것처럼 절대적인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더 좋은 것, 더 나쁜 것을 결정하는 성향과 기술을 함양해야 한다. 그래야 [가]와 [나]의 삶의 방식이 조화를 이루며 실천될 수 있을 것이다. |
잘 읽어보셨나요??
서강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기출 문제가 최근 유사한 유형으로 출제되고 있으니
꼭 3~5년 기출 문제는 풀어보고 시험보러 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해설과 예시 답안도 학교에서 발표한 선행학습영향평가서에 있으니까
꼭꼭 읽어보고 더 좋은 답안을 써보려는 노력해 보시고요!
그럼, 합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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