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하나 하는데도 한 달 이상을 고민했다.
아니 작년에 포인핸드 앱을 통해 아이들을 입양하고부터 쭉 고민했다.
솔직히 우리 아이들 닮은 강아지 더 만나고 싶은 마음과 이 아이들이 낳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또 사람 손길을 필요로 하는 강아지들은 많으니, 그 아이들에게 살아갈 기회를 주는 게 낫다..는 마음 두 가지가 계속 부딪혔다.
결정, 다시 검색, 결정, 다시 물어보기, 결정. 그리고 혹시 어쩌면..
동물병원까지 방문해서 필요성에 대한 조언도 듣고, 부작용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비용 부담은 꽤 컸다.
대형견은 아니지만, 중형견 이상 커버린 오설이는 암컷이라 수술비가 꽤 나왔다.
세 다리쯤 건너건너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지인의 지인을 통해 동물병원을 소개받았다.
데려가는 길도 멀었고, 데려오는 길도 힘겨웠다.
어차피 양평에서 도시 어딘가로 나가야 하니, 오며가며 고생할 건 감수해야 했지만..ㅎㅎ
그리고 중성화 수술을 하던 날, 오설이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의 손은 절대 거부.
오직 언니만 오설이를 만질 수 있었고, 오직 언니에게만 오설이가 의존했다.
세상에, 온전히 나를 믿고 따르는 네가 어찌 예쁘지 않을 수가 있겠니.
진돗개 성품이 오직 주인 한 명뿐이라면서 의사쌤이 나를 잘 따른다고 했다.
사실 집 안에서 키우는 작은 개가 아니라서 아침점심저녁으로 산책할 때나 놀아주려고 얘네 집으로 들어갈 때 빼고는 살 부빌 일이 별로 없어서 몰랐는데..
오돌이는 원래 내게 살 부비부비하고 만져달라 애교부리고 해서 당연히 사람을 좋아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오설이는 약간 덤덤하고 부비적거리지 않아서 잘 몰랐었던 거다..
게다가 수술 전날과 수술 후 일주일을 방에서 같이 지냈다.
침대에서 함께 자고 나 출근하면 2층에서 자기들끼리 있다가 나 오면 딱 계단 난간 사이로 고개 내밀고 쳐다보고, 절대로 계단 밑으로는 내려오지 않았다.
1층에는 노령견 나나가 살고 있어서 눈치를 보는 것도 같았고, 목에 넥카라 때문에 계단 내려오기가 힘들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2층에 두고 아래에서 불렀더니 ㅋㅋㅋㅋ
저러고 뽀짝 내미는 얼굴.
빨래 널어둔 거 떨어뜨리면 혼난다고 그랬더니
아무 말짓 안하고 얌전히 있었다.
그래도 문 열어라 언니.
난 집에 들어가고 싶다!!
..저러다 결국 비와서 방 안으로 들어왔더랬지 ㅎㅎㅎ
---------------여기까지가 오돌이와 오설이 중성화 전후로 쓴 글이었다. 미뤄둔 글을 정리해서 이제야 업로드. 게을렀다. ㅎㅎ
아이들 중성화 수술하고 6개월이 지났습니다.
병원에서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분들 모두 정말 잘 챙겨주셨고, 수술 후 우리 아이들 모두 부작용 없이 잘 지내고 있으며, 수술자국은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그마해져서 이제는 티도 안나요.
그리고 수술하던 날, 대기 시간에 병원 앞 카페들 돌아다니며 아이들 기다렸거든요?
그때 한 카페에서 사장님이 누구 기다리냐고, 강아지들 중성화 수술 중이라고,
어디 병원 왔냐고, 저기 건물에 보이는 데 왔다고,
아~거기 사람들이 괜찮다고 칭찬하더라, 오~그러냐, 다행이다, 나도 소개받았다..
의사선생이 참 다정하게 잘한다고 하더라, 수술 잘 될거다. 고맙다, 잘 먹고 갑니다..
이런 식의 대화를 했거든요 ㅎㅎ
그러니까 주변에서도 평판이 좋은 것 같아요.
좋은 덴 널리널리 알려야 하니까, 동물 병원 소개합니다.
수원 영통구에 위치한 “웰빙 동물병원”이에요.
주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웰빙타운로 47 골드클래스2 1층 104호, 2층 202호
블로그는 https://blog.naver.com/wellbeingah <-요기..
전화번호는 031-212-5567 <-이거..
부부가 함께 하는 곳이라, 수의사쌤들끼리의 소통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뤄질 테니 두 분이 교대하더라도 믿음직하고요..
특히 우리 오돌이랑 오설이는 당일에 두 마리 같이 수술을 했기 때문에 부담이 좀 있었을 텐데도 잘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원에서 양평까지라서.. 입원 없이 당일 퇴원을 하게 배려해주셨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돌, 오설이가 아플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나중에 아프면 또 찾아갈게요^^
그리고.. 우리 오돌이랑 오설이 사진 더~~
내 눈엔 세상 예쁜 개!
목에 카라 끼우고 일주일을 지내는데, 너무 얌전한 거예요 ㅎㅎㅎ
..내 눈엔 진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녀석들.
언니 강의 준비하는 동안에는 이렇게도 자고..
목에 카라하고 있으면 굴욕이라 느낀다던데
그래도 잘 견뎌줬고 ㅎㅎ
오설이도 잘 견뎌줬고..
많이 예쁘다.
밤에 일하다 돌아보면 저러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ㅎㅎㅎ귀여운 녀석들.
불 켜고 봐도 멋지고!
언니 일 다녀올게..
인사하고 돌아서면 저러고 기다리고 있었다.
<강아지를 키우는 데는 생각보다 애정과 책임과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갑니다.
부디, 사람들이 귀여워서..와 같은 이유만으로 동물을 키워야겠다는 결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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