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상경계 논술 대비를 위해 수학 선생님과 협강을 했다.
솔직히 대형 학원에서 수리논술은,
인문논술 강사가 대강 해설지 복사해주고 알아서 보라는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허술하지.
강의 시간도 분 단위로 철저하게 지켜서 시간표 구상에 제한도 있고,
강사료도 나눠야 하고,
여러 가지로 힘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한번 도전해 보았다.
진짜 바쁘고ㅋㅋ 힘들었다. 그러나 좋았다.
합격생이 늘 것 같은 예감이다.
그리고 파이널 5회차 강의 마지막날
학생 하나가 답안지 말고 음료와 쪽지를 내밀었다.
힝..눙물 또르륵
지금 읽어봐도 돼??
앙대여-! 부끄러워요-!
ㅋㅋ그래서 쌤 집에 와서 가방 내려놓자마자 읽었다요!
감사합니다..
수능 한파가 없던 2022년 11월의 파이널 기간에는 에어컨을 너무 자주 틀었다.
때문에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찬기운에 목이 빨리 상해버렸다..
하아.. 그리고 강의 스타일이 안 맞는다고 그만둔 아이도 하나 있던 터라 마음이 좀 안 좋았는데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인연이 된 모든 아이들의 삶에 좋은 기운을 주고자 노력하되
내 인연이 아닌 이들은 그걸로 끝인 거라
상처받지 말자.
소중한 인연들만을 위해 애써도 분주하니까.
20년 전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땐 모든 아이들에게 다 잘하고 싶었는데ㅎㅎ
사실 지금은 모든 아이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음을 잘 안다. 나도 이제 강의를 이만치 했으니.. 지금도 이상 속에 살면 뭘 못 배운 것이지ㅎㅎ
그치만 목이 찢어질 것 같이 말을 많이 하고 힘겹게 마지막 날을 보내는 그 순간
아이가 내민 쪽지 한 장에 마음이 또 녹아내린다.
나는 이렇게 따스한 아이들이 있어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 올해도 잘 마무리하고, 내년엔 더 잘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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