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치동 논술언니 조경미쌤입니다.
올해는 우리 수험생들의
배경지식 확장에 도움을 드리고자
읽기자료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너무 힘들지 않게,
논술과 면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요 내용을
‘쿠키’ 하나 먹듯이 가볍게 읽고,
꼭꼭 씹어 삼켜 소화시킬 수 있도록
알려드릴 거예요.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익혀
당신들의 합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어렵지 않게 이야기해볼게요^^
최근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들이 또 폐사했습니다. 그래서 인간을 위해 전시되는 동물들의 생명권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주제를 골라봅니다. 오늘은 윤리 교과를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들에게 유의미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십여년 전 화장품을 판매하는 B브랜드에서 “예뻐지기 위해 널 다치게 할 순 없어. 아름다워지기 위해 널 상처받게 할 순 없어.”라는 문구를 광고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드레이즈 실험(토끼를 상자에 고정해서 목만 내놓게 한 후 화장품이나 실험재료를 반복해서 눈에 넣어 자극반응의 효과를 확인하고 유해성을 측정하는 동물 실험)’의 반대 목소리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데 관심이 향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광고 덕분인지 B브랜드의 화장품 브랜드는 인지도도 급상승했지만 매출도 급증하는 효과를 거두었답니다. 최근에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도 생명체를 대체하는 다른 방식의 실험을 통해 화장품이나 의약품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니, 사람들의 의식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됩니다.
알다시피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는 자연 안에서 종속되기도 했고, 자연을 지배하기도 했습니다만, 인간은 살기 위해 동물이나 식물, 자연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동물실험을 무조건 금지하자, 그리고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를 멈추자,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자고 한다면 이는 불가능해보일 수 있습니다. 한편 자연의 훼손을 불가피한 것으로 수용하고 이미 파괴된 자연이라도 되돌릴 방법을 연구하여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고 낙관적으로만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자연은 생태계로서 인간과 동물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일 것입니다만, 논의의 범위가 넓어지면 끝이 없으니 이 자료를 읽으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안에서도 특히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보고, 동물실험의 정당성에 대해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그럼 서양과 동양에서 인간과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되는 양상과 각 관점이 내포한 윤리성과 한계점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1) 서양적 관점
1) 인간 중심주의 윤리
자연을 인간의 욕구 충족을 위한 도구로 바라보는 도구적 자연관에 근거한 ‘인간 중심주의’ 관점은 자연을 인간이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근대에는 인류의 혜택과 복지를 위해 필요한 지식을 강조하였던 베이컨이나 인식의 주체인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고 정복하는 사유를 하는 것을 정당하게 보았던 데카르트에 의해 자연을 지배와 착취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더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 중심주의는 자연의 본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자연에 오직 도구적 가치만 부여하기 때문에 환경 문제의 주범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탈인간중심주의적 윤리의 태도가 등장하게 되지요. 탈인간중심주의는 동물 중심주의, 생명 중심주의, 생태 중심주의와 같은 다양한 관점으로 나타납니다.
2) 동물 중심주의 윤리
동물 중심주의 윤리는 동물도 인간처럼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동물 중심주의 윤리의 이론적 기초를 정립한 벤담에 따르면 이성을 지니고 있거나 말을 하는 것보다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가 동물을 대우하는 데 가장 중요한 태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밀도 인간뿐만 아니라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모든 존재에게 도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벤담이나 밀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쾌고 감수 능력’을 지녔는데, 인간을 중심에 두고 동물을 차별하는 태도를 비판함으로써 동물 중심주의를 정당화합니다.
더하여 피터 싱어는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에 따라 인간만을 특별하게 우대하고 쾌고 감수 능력이 있는 동물을 차별하는 태도를 비판합니다. 인간과 동물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종 차별주의’로 인종 차별이나 성차별과 같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태도라고 보는 것이지요. 이러한 동물 중심주의 윤리는 동물 복지의 필요성을 강화하고, 공장식 동물 사육환경을 비판하여 도덕적 배려의 범위를 확장하는데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쾌고 감수 능력이 기준이 되다보니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식물에는 도덕적 지위를 부여하지 않았고, 동물에만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생태계 전체를 고려하는 데는 취약한 관점이라는 비판에 직면합니다. 즉, 인간은 동물과 식물과 미생물 등과 함께 생태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동물만 인간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피터 싱어는 동물에게 고통을 피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기본적 욕구를 충족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동물 실험 자체는 반대했지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를 기초로 한 주장을 폈기 때문에 동물 실험이 아주 큰 이익을 가져온다면 동물 실험을 허용할 여지가 있기도 합니다. 다만 톰 레건은 동물이 생명의 권리와 학대 받지 않을 권리를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이익을 얻을 수 있더라도 결코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동물의 도덕적 권리를 존중하지 않고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를 비윤리적인 것으로 규정했으니 유사한 주장을 하는 학자들 가운데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코헨은 동물에게 윤리적 판단 능력과 자율성이 부재하기 때문에 도덕적 권리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동물 실험이 없었다면 의학의 발전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까지 말합니다. 동물 실험으로 얻은 가치가 실험 대상이 된 생명의 손실을 능가한다고 보는 견해입니다.
3) 생명 중심주의 윤리
생명 중심주의는 동물의 쾌고 감수 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동물 중심주의 윤리를 보완하기 위해, 모든 생명을 고려의 대상으로 삼는 관점입니다. 모든 생명이 다 도덕적 고려 대상이라고 보기 때문에 동물과 식물 등 인간 이외의 모든 생명이 다 중요시됩니다. 슈바이처의 ‘생명에의 외경’에 따르면 모든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선으로, 생명을 파괴하거나 억압하는 것은 악으로 규정됩니다. 모든 생명은 다 삶에 의지가 있고 그 자체로 신성하기에 ‘생명의 동등성’이 전제가 되고, 불가피하게 다른 생명을 해쳐 자신의 생을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명의 차등성’이 생겨도 우리는 생명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명 중심주의 윤리를 더욱 발전시킨 사상가로는 테일러가 있습니다. 그는 인간이 지구라는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생명의 일원이며 생태계는 긴밀하게 연결된 복합적인 관계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유기체가 자기 나름의 생명의 목적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므로, 인간이 본질적으로 타 개체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즉, ‘자연에 대한 존중’의 태도를 강조하며 인간이 자연에 부여하는 가치와 무관하게 모든 생명체가 내재적 가치를 가진다고 보았지요. 그래서 자연을 해치지 않아야 하고, 자연에 개입하지 않아야 하며, 생태계를 조작하거나 통제, 개조하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하고, 인간의 쾌락을 위한 야생 동물 사냥이나 낚시 같은 행위를 금지하며, 살아 있는 생명체에 해를 끼친 인간이 스스로 생명체의 상태를 보상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습니다.
다만 이 관점은 자연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을 강화하는 데 당연히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생명 중심주의 윤리는 동물 중심주의를 보완하기는 하지만, 도덕적 고려 대상 범위가 동물과 식물에 한정되기 때문에 생태계 전체를 고려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현실에의 적용 가능성이 높지 않아 생활에서 실천하기에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면이 있다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지요.
4) 생태 중심주의 윤리
이제 환경 문제와 생태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덕적 숙고와 고려의 범위를 생태계 전체로 확장시키는 견해가 등장합니다. 생태 중심주의 윤리는 인간이 자연에서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에 속해있다고 보는 관점으로, 동물 중심주의 윤리나 생명 중심주의 윤리에 비해 좀 더 전체론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생태 중심주의 윤리는 심층생태학적 관점에 따라 자연의 다양성과 내재적 가치, 모든 생명에게 적용되는 평등주의를 지향하고 공생의 원칙에 따르는 삶의 태도를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개체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관계성 안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의 본질도 그 관계 내에서 파악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관점은 각 개체마다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과도한 평등주의이기 때문에 생태계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경 파시즘이라고 비판받기도 합니다. 특히 이는 인간이 자연에 행하는 어떠한 개입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견해라는 한계를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동물실험 찬성과 반대의 근거
동물실험은 의학과 과학적 목적을 위해 동물을 사용하여 생명 현상을 연구하는 것으로, 동물 해부, 동물의 신체에서 의약품의 원료 채취, 신약의 효능과 안전성 검증을 위한 동물체 실험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동물실험은 이미 고대 시대부터 행해진 것으로 역사가 꽤 깁니다. 인간이 도구와 언어를 사용하는 등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으니 동물을 인간과 다르게 대우해도 된다는 사상에 근거를 두고 행해진 것이었죠. 게다가 동물실험이 가지는 유용성과 인간에게 행하기 어려운 실험을 동물에게 대신 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측면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동물실험이 행해지는 과정에서 동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는 점이나, 동물과 인간이 공유하는 질병이 2~3%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동물실험의 유용성을 대체할 다른 방법이 있다는 점 등을 통해 비판합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실험 상황이 인간이 처한 실제 상황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물실험의 결과가 실제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동물실험에 대한 ‘3R 원칙’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동물 개체를 활용하지 않는 실험으로 대체(Replacement), 같은 양의 데이터를 얻는 데 사용하는 동물 수의 감소(Reduction), 마취 등을 통해 동물이 느끼는 고통의 완화(Refinement)가 바로 3R 원칙의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동물실험보다 더 효과적이고 윤리적인 새로운 방안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검증된 원료를 이용하거나 동물 실험을 대체하는 실험을 사용하여 개발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배제한 방식)’ 제품을 생산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는 추세입니다.
6) 동물의 권리
앞서 살펴본 윤리적 관점들에 근거한다면,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동물의 권리에 대한 생각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서양에서는 동물을 함부로 죽이거나 지배해도 부당한 일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었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인간의 필요에 의해 동물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고, 이는 과학적 성과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비교 생물학에서 연구된 바에 따르면 동물도 인간처럼 고통을 느낄 수 있고, 동물 행동학에서는 동물도 인간처럼 문화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를 해냅니다. 게다가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도 동물이나 식물처럼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인간만이 탁월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러한 인식이 동물 권리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는 입장에서는 쾌고 감수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며, 반려동물 및 실험동물까지 아우르며 동물실험을 반대합니다. 이는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게 하는 윤리적 성찰의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비도덕적 행위와 의식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2) 동양적 관점
유교, 불교, 도가 윤리로 대표되는 동양 윤리 사상은 우주 자연과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며, 본성을 실현하는 이상적 인간상을 설정합니다. 그리고 이상적인 인간이 되고자 적극적으로 인격을 수양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노력을 할 것을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동양 윤리 사상에 따라 이기심을 극복하고 자연을 존중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조화로운 모습을 지녀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유교
유교에서는 하늘이 곧 인간에게 도덕성을 부여합니다. 인간은 축은지심(惻隱之心)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의 불행을 남의 일처럼 느끼지 않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측은지심은 사랑이나 동정심과 유사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는데, 우리는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에 이르는 관계에서 타 존재에 대해 공감하는 태도로 보살피는 태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유교의 인(仁)은 생명과 자연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여 생명 경시 풍조를 극복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영역은 자기에서 타자로 확장될 수 있으니, 결국 인간은 만물, 자연에 이르는 모든 존재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그 본성을 실현한다면 동물뿐만 아니라 생태계까지도 보존하고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2) 불교
불교에서는 세상의 모든 존재와 현상이 무수한 원인과 조건의 연결로 관계를 맺고 생겨나는 것으로 봅니다.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으니, 세상에 어떤 존재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불교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부처가 될 수 있는 청정한 불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과 같은 감정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 즉 만물과 나 자신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체득하여 만물을 사랑하는 자비를 실천하여 이상적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세상 모든 존재는 상호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는 연기설에 기반을 둔 의견이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과 공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동물에 대한 태도를 취할 때도, 인간과 동물은 서로 가치가 다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이기심을 극복하고 자비를 실천하는 태도를 지녀야 하겠습니다.
3) 도가
도가 사상가인 노자에 따르면 무위자연의 삶이 바람직합니다. 인간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문화나 욕망을 경계하고, 순수하고 소박한 자연의 덕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다른 만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덕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감각적 인식과 편견에 사로잡혀 인위적 가치를 판단하면 사물의 본질을 왜곡하게 되고 결국 자연의 덕을 망각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인위적 가식과 위선에서 벗어나 어린 아이처럼 자연 그대로의 순진한 모습대로 살아갈 것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는 수양을 통해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모든 존재를 차별하지 않는 진정한 자유의 경지에 이를 것을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동물은 인간과 다른 가치를 지닌 존재로 볼 근거가 없으니, 모든 존재를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야 합니다.
혹시 이 주제와 관련된 문제를 살펴보고 싶다면, 연세대학교의 2015학년도 수시(인문)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좋겠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소재로 동물실험의 정당성을 드러내는 자료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출제된 문제거든요.
<문제 1>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제시문 (가), (나), (다)의 논지를 비교 분석하시오. (1,000자 안팎, 50점)
<문제 2> 제시문 (라)의 도표들을 통합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제시문 (나)와 (다) 각각의 입장에서 평가하시오. (1,000자 안팎, 50점)
제시문 (가) 판사는 기록을 한 눈으로 훑고 나더니. “야생 조류나 야생 동물뿐 아니라 입산 금지와 낙엽 채취를 비롯해서 자연을 보호하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당면 과제라는 것을 알 만한 분이 왜 이런 짓을 했어요? 꿩이 천연기념물은 아니지만, 비록 참새 한 마리라도 그것이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보호하자는 건데, 보호하는 사람 따로 있고, 해치는 사람 따로 있고 해서야 되겠습니까?” 판사가 거듭 나무라서야 용모가 대답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주눅이 들었거나 겁이 질린 음성이 아니었다. “물론 그렇지유. 그러나 말입니다. 꿩은 말입니다. 과연 현재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란 말입니다. 보호할 건 보호해야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그렇지 않단 말입니다. 실지 농작물을 망치는 해조(害鳥)는 으레 참새만 긴 줄 아시는데 말입니다. 꿩의 피해는 말입니다. 사실 농군에게는 말입니다. 훨씬 심각하다 이 말입니다. 이것은 그냥 아시라고 말씀드리는 말입니다.” 용모는 아무것도 꿀릴 게 없다는 투로 원기 있게 말했다. 그것은 술기운 덕도 아닌 것 같았다. 지은 죄 없이 고개 조이고 살아온 사람이 오랜만에 켜 보는 기지개와 같은 몸짓으로 믿어야 될 성싶었다. 판사가 고개를 갸웃하고 나서 용모를 쏘아보며 말했다. “그래서 꿩은 잡아도 무방하다. 해조를 퇴치했다-이겁니까? 당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등쌀에 야생 동물이 안 남아나니까 보호하자고 하는 것 아니오?” “제가 한 말씀 드리는디유, 제가 뭐 처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말입니다. 예, 제가 잘못한 것은 제가 벌을 받아야 옳습니다. 예, 받겠습니다. 이런 말씀도 드릴 수 있는디 말입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저도 법의 보호를 받고 싶습니다 ‥‥. 여기두 바깥허구 달러서 여러 가지 것을 보호허는 법정이라 이런 말씀도 드릴 수 있는디 말입니다. 동물에 물격(物格)이 있으면 저두 인격이 있으니 말입니다. 저두 야생동물-아니 그게 아니라, 야생 인간인디 말입니다 ‥‥. 야생인격이 물격보다두 거시기허면 말입니다‥‥. 그럴 수는 읎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제시문 (나) 찰스 다윈은 자연선택이론을 통해 해부학적, 행동적, 그리고 사고와 의식, 감정을 포함하는 정신적 측면에서 광범위한 동물들 사이에 진화적 연속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어렴풋이 바라봤을 때는 우리 자신과 현격하게 달라 보이는 종들이 실제로는 우리와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결코 급진적 의견이 아니다. 만일 인간이 특정한 기술 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면 다른 동물들 역시 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다면 인간의 지성과 지각 능력, 감정, 그리고 윤리의식이 어디에서 기원하겠는가? 종들의 서열관계에 관한 개념은 다른 동물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다. 게다가 그것은 서로 다른 종들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도 실질적으로는 무의미하다. 예를 들어, 침팬지가 조이스틱이나 컴퓨터를 사용해서 미로 찾기를 하는 것을 보는 사람은 “그것 봐. 침팬지가 새보다 영리해.” 라고 말한다. 하지만 새가 침팬지보다 더 정교한 도구들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그것 봐. 새가 침팬지보다 영리해” 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떤 종이 다른 종보다 더 영리하다는 점을 입증하려고 하면 우리는 실제 많은 것을 얻어내지 못한다. 특정 종의 개체들은 자신들의 생존에 필요한 그 종 특유의 행동을 하는 것뿐이다. 실제적으로 검증 가능한 연속 값으로서의 지능을 언급하는 대신, 우리는 광범위한 친족 관계상에서 우리와 가깝거나 비슷하게 생긴 종들이 우리와 관계가 멀거나 덜 비슷하게 생긴 종들보다 더 영리하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종(種) 우월주의는 무책임한 사고로, 우리로 하여금 과학이라는 이름으로(실제로는 인간의 이름으로) 동물들을 학대하고 죽이는 것을 정당화 한다. 우리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특별하고 우월하며 가치 있다고 선포하는 순간, 우리는 그들의 삶에서 눈을 돌리는 것이 된다. 그들의 고통에 우리의 감각과 감정을 닫아 버리는 것이다. 인간의 편협한 인류애적 관점을 정당화하기 위해, 있는 그대로 존중해달라는, 인간이 원하는 방식대로 만들지 말아 달라는 그들의 간청에 귀를 닫는 것이다. 제시문 (다) 동물들은 자의식적이지 않으며 단지 목적에 대한 수단으로서 존재할 따름이다. 그 목적은 인간이다. 우리는 “왜 동물들이 존재하는가?” 라고 질문할 수 있다. 하지만 “왜 인간이 존재하는가?” 라는 것은 무의미한 질문이다. 동물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인류에 대한 간접적인 의무일 뿐이다. 동물의 본성은 인간의 본성과 유사성을 가진다. 그리고 우리는 동물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수행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인류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만일 개가 그의 주인에게 오랫동안 충실하게 봉사한다면, 그의 봉사는 인간의 봉사와 마찬가지로 보상받을 가치가 있다. 그리하여 개가 더 이상 봉사가 어려울 정도로 늙어버리더라도, 그 주인은 개가 죽을 때까지 개와 함께 해야만 한다. 그러한 행동은 인간에 대한 우리의 필수적인 의무들을 지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동물의 어떤 행동이든 인간 행동과 유사하고 동일한 원리로부터 나온다면, 우리는 동물에 대한 의무를 가진다. 왜냐하면 그럼으로써 우리는 인간에 대한 상응하는 의무를 함양하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자신의 개가 더 이상 봉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것을 쏴 죽인다면, 그의 행동은 비인간적인 것이며 그가 인류에 대해 보여주어야 하는 자신의 인간성에 해를 입히는 것이다. 그가 자신의 인간적인 감정을 구태여 억눌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는 동물에게 친절하게 대해야만 한다. 동물에게 잔인한 사람은 사람들을 대하는 데에서도 거칠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평가할 수 있다. 라이프니츠는 관찰 목적으로 아주 작은 곤충을 이용하고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나뭇잎 위에 다시 되돌려놓았다. 그것이 그의 행동으로 인한 어떠한 해도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아무런 이유 없이 그러한 생명체를 파괴한다면 미안한 일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말없는 동물들에 대한 자애로운 감정은 인류에 대한 인간적 감정을 발전시킨다. 제시문 (라) [도표 1] 동물들의 사인(死因) 비교 [도표 2] 실험용으로 죽은 동물들의 종류 [도표 3] 동물실험을 통해 개발된 치료법의 활용 정도(근사치) |
선생님이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 우리 현실에서 마주하면 심란할 때도 많은 주제라..
할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수업 중에도 이 주제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해요.
동물권 운동이나, 돌고래 해방 운동, 그리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사용, 불가피하게 의료적인 목적으로 약 개발을 하는 과정에는 아직 동물실험이 행해지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이를 알지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의약품, 그리고 가죽 제품이나 모피 등을 구매 및 사용하지 않으려는 의지, 텀블러나 다회용기 사용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의 모든 행위가 다 여기서 시작이에요.
부디, 남으로 인하여 눈물흘리는 존재가 없기를 바라며 오늘 글 마무리해봅니다.
그나저나, 3월 학평은 어땠나요~?
좋은 결과여서, 뿌듯했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음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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