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경미논술CLASS[#논술언니]/논구술면접&시사상식_Archive

[논술언니 지식쿠키] 주제 12: 시민불복종

안녕하세요

대치동 논술언니 조경미쌤입니다^^

 

 

올해는 우리 수험생들의
배경지식 확장에 도움을 드리고자
읽기자료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너무 힘들지 않게,
논술과 면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요 내용을
‘쿠키’ 하나 먹듯이 가볍게 읽고,
꼭꼭 씹어 삼켜 소화시킬 수 있도록
알려드릴 거예요.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익혀
당신들의 합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어렵지 않게 이야기해볼게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흑인 인권 운동, 홍콩과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그리고 4.19 혁명이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까지. 오늘의 주제가 무엇인지 감이 옵니까?

 

민주적인 사회를 구성하고 정치적으로 더 현명한 공동체가 되기 위하여 시민 스스로가 지금보다 좀더 현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더 용기 있게 행동하여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해요. 위험을 감수하고, 두려움을 넘어서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불복종은 마음 먹은 것만큼 쉬운 행위는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부정의한 정치력에 대해 양심에 근거한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저항합니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의 일부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시민불복종이 필요한 이유를 한번 정리해보세요.

 

민주 사회의 시민은 구성원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소수자를 부당하게 차별하는 정치 공동체의 법이나 정책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중의 하나가 시민불복종이다. 롤스는 <정의론>에서 시민불복종이란 “법이나 정부의 정책에 변혁을 가져올 목적으로 행해지는, 공공적이고 비폭력적이며 양심적이긴 하지만 법에 반하는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하였다. 하버마스는 롤스의 입장을 수용하여 시민불복종이 비폭력적이어야 하며, 규범을 위반한 것에 대한 처벌을 감수하는 전제하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보았다. 시민불복종은 언제 어디서나 무조건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불복종은 개인적인 이익을 배제하고 정의의 원리를 따를 때 그 행위 목적이 정당화될 수 있으며, 실정법을 위반함으로써 뒤따르는 처벌을 감수하는 책임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불복종은 구성원과의 소통을 전제하는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다른 시민과의 유대를 해치는 행동이나 폭력을 수반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이같이 시민불복종은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기본적 권리이면서, 동시에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

 

그리고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있는 작품 중에 하나인데요, 제목은 동승입니다. 하나의 교통수단을 타인과 함께 타고 있을 때 우리는 동승이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이 작품 속 화자는 외국인 노동자와 진정으로 동승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시안 젊은 남녀와 자연스럽게 동승하지 못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았다는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는 잔무하러 사무실에 나가는 길이었다라며, 보조사 ‘-을 써서 화자 자신은 근무를 하러 간다고 생각했던 초기 인식과는 다르게, ‘저이들도 일자리로 돌아가는 중이지 않을까라며 보조사 ‘-를 사용함으로써 저들이나 본인이나 결국 비슷한 상황에 처했음을 인식하게 됩니다.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거죠. 이질적인 속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본인이나 타인이나 공휴일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하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국철을 타고 앉아 가다가

문득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들려 살피니

아시안 젊은 남녀가 건너편에 앉아 있었다

늦은 봄날 더운 공휴일 오후

나는 잔무하러 사무실에 나가는 길이었다

저이들이 무엇하려고

국철을 탔는지 궁금해서 쳐다보면

서로 마주 보며 떠들다가 웃다가 귓속말할 뿐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모자 장사가 모자를 팔러 오자

천 원 주고 사서 번갈아 머리에 써 보고

만년필 장사가 만년필을 팔러 오자

천 원 주고 사서 번갈아 손바닥에 써 보는 저이들

문득 나는 천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황급하게 차창 밖으로 고개 돌렸다

국철은 강가를 달리고 너울거리는 수면 위에는

깃털 색깔이 다른 새 여러 마리가 물결을 타고 있었다

나는 아시안 젊은 남녀와 천연하게

동승하지 못하고 있어 낯짝 부끄러웠다

국철은 회사와 공장이 많은 노선을 남겨 두고 있었다

저이들도 일자리로 돌아가는 중이지 않을까

–하종오, 「동승」, 국경없는 공장-

 

그러면 이와 같은 시적 문제 상황에서 시민불복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제점을 먼저 파악해야겠죠. 우선, 노동자들이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는 상황일 수 있어요. 공휴일 오후인데 잔무를 하러 사무실에 나간다고 했으니까요. 돈주고 시켜도 문제가 있는 상황인데, 돈 안 주고 노동을 시켰다면 더더욱이나 문제가 있겠죠? , 노동자의 기본권인 근로 시간이나 근로 조건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인간으로서 지켜져야 할 권리가 지켜지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 이러한 노동 착취나 약자를 차별하는 시각이 허용되는 사회 구조를 변동시키려면, 시민불복종 같은 법에 반하는 정치 행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변화하지 않을 테니까요. 법이 보호해주지 않으면 법의 보호를 요구하는 시민불복종 행위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 대신 법에 저촉되지만 비폭력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시민불복종은 정당하지 않은 법이나 비도덕적인 명령에 대해 거부하는 시민들의 참여니까, 우리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겠죠.

 

시민불복종은 동국대, 가톨릭대 등에서 최근 논술고사 주제로 다루어졌고, 고려대 2024학년도 수시 계열적합 면접 문제에서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럼, 6월 모의고사 잘 치르고 기쁜 마음으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