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속미인곡 강의 준비할 일이 생겨서..
잠시 시간을 투자했더랬지..
나는 이번에 또 '어떻게 늙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나는 정말 진심으로 곱게 늙고 싶다.
꼰대스럽지 않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어른으로 늙고 싶다.
한 40년 쯤 지난 후에 나는, 늙은이가 아니라, 어르신이 되어 있으면 좋겠다.
돈을 버는 것, 명예를 얻는 것,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곱게 늙어가는 것이다.
근데 지금은 늙은이들 말고, 어르신을 좀 만나나 봤으면 좋겠다.. 후아아아~
그나저나, 속미인곡 참~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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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녀: 저기 가는 저 각시 본 듯도 하는구나
천상의 백옥경(白玉京)을 어찌햐여 이별하고
해 다 져 저문 날에 누굴 보러 가시는고
을녀: 어와 너로구나 내 말 좀 들어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임 사랑함즉 하냐마는
어쩐지 날 보시고 너로다 여기시어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 전혀 없어
아양이야 교태야 어지러이 굴었던지
반기시는 얼굴빛이 예와 어찌 다르신가
누워서 생각하고 일어 앉아 헤아리니
내 몸의 지은 죄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이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탓을 하랴
서러워 헤아리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갑녀: 그렇게만 생각마오
을녀: 맺힌 일이 있소이다
임을 모셔 있어 임의 일을 내 알거니
물 같은 얼굴이 편하실 적 몇 날일까
봄 추위 여름 더위 어찌하여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뉘라서 모셨는고
죽 조반 조석 진지 예와 같이 드셨는가
길고도 긴 밤에잠은 잠은 어찌 자시는가
임 계신 소식을 어떻게든 알자 하니
오늘도 거의로다 내일이나 사람 올까
내 마음 둘 데 없다 어디로 가잔 말인가
잡거니 밀거니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요 안개는 무슨 일인가
산천이 어두운데 일월을 어찌 보며
지척을 모르는데 천리를 바라보랴
차라리 물가에 가 뱃길이나 보자 하니
바람이야 물결이야 어리둥절 되었구나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는가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초가집 찬 자리에 밤중쯤 돌아오니
바람벽의 등잔불8은 누굴 위해 밝았는가
오르며 내리며 헤매며 바장이다
잠깐 피로하여 풋잠을 얼픗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같은 얼굴이 반이나마 늙었어라
마음에 먹은 말씀 싫도록 사뢰자니
눈물이 바로 나서 말인들 어이하며
깊은 정 못 다하여 목마저 메는구나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을 어찌 깨었던가
어와 허사로다 이 임이 어딜 갔나
잠결에 일어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 날 좇을 뿐이로다
차라리 죽어가서 지는 달이나 되어서
임 계신 창안에 드러나게 비추리라
갑녀: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비나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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