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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ORY

[독서/책] 동물의 생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우리 안에 돼지>

엊그제 중복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동네 공터에 묶여 있던 적당히 자란 개는 제 생을 모두 살지 못하고 이 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그 장면을 목격한 동네 아주머니의 말을 빌리면,


'그 남자'는 소나무에 밧줄을 걸었고,

'그 개'는 발버둥을 쳤으나,

'그 남자'가 줄을 확 당기자 공중에 매달렸고,

잠시 몽둥이질이 이어졌으며,

그 후로도 한참 동안 듣고 있기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다가 끝내는 죽은 것 같더라..


다음 생이라는 게 있다면, '그 남자'는 다시 태어날 때 꼭 누군가에게 맞아 죽을 운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를 지지하지만, 저는 개 식용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생각이 달라질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지금은 개 식용 자체를 반대하지만은 않습니다.

개 식용을 무조건 반대한다면, 소나 돼지, 닭과 오리의 식용도 반대해야 할 것 같거든요. (꽤 무거운 주제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동물을 '불가피하게' 먹기 위해 죽일 때 적어도 그들의 죽음에 미안해하고 감사해하며

죽음이 과하게 고통스럽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남자'의 '개를 죽이는 행위'에 분노했던 거였고요.


지나가다 얼굴보던 개라서,

엊그제 삼계탕 해먹고, 남은 죽이랑 고기 조금 나눠줬는데..

마음이 좀..뭐라 말하기 어렵고, 아팠습니다.


책 한 권 소개하려 합니다.


우리 안에 돼지_조슬린 포르셰,크리스틴 트리봉도 씀, 배영란 옮김,



KARA 임순례 대표 추천 책이에요.

담고 있는 메시지의 크기에 비해 얇고, 작은 책입니다.



축산업은 사육업의 기업식 변형으로, 프랑스에서는 19세기 중반부터 일반화되었다.

가금류의 공장형 밀폐식 사육이나 바닥보호판 처리가 된 철장 속에 암퇘지가 갇혀 있는 대규모 양돈 경영 방식을 떠올려 보라.

이 경우에 동물들을 이용하여 행하는 작업의 목적은 오직 한 가지이다.

바로 '이익 창출'이다.

 

농장을 공장식으로 운영하면, 동물들은 기계이거나 또는 동물성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사육업은 지난 천 년 동안 경제적 합리성뿐만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관계의 합리성 및 도덕적 합리성을 기반으로 동물들과 함께 일해 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축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육체적 고통이나 심리적 부담과 관련된 일의 고됨을 넘어, 동물들과 이처럼 기업식 논리에 바탕을 둔 관계를 맺는 데서 오는 윤리적 고통을 호소한다.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지만, 조사 결과가 말해 주듯이 이 같은 대비 조처는 대부분 실패한다.



동물을 물건/물질/사물로 대우하지 않기 위해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 운영을 접을 필요가 있는데,

경제 논리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겠지요.


공장식 축산 방식은 돼지에게나 돼지들을 돌보는 사람들에게나 엄청나게 폭력적인 환경이다.

암퇘지들이 난산을 할 경우에 사육자들은 암퇘지를 살리기 위한 노력보다는 자궁을 마구 헤집어 새끼를 끄집어내야 하며,

마취도 없이 수퇘지를 거세하거나 갓 태어난 새끼 돼지의 꼬리나 이빨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라내야만 한다.

병에 걸린 돼지들을 연민을 갖고 돌보는 일은 사육자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돼지를 생명체가 아니라 기계 부품처럼 대해야 하는 사육자들의 스트레스는 아주 극심한데,

심지어 그들은 고통으로 인해 내지르는 돼지들의 날카로운 비명으로부터 귀를 보호하기 위해 소음 방지 헬멧을 써야 할 정도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어린 소녀 솔렌은 묻는다.

"과연 우리가 동물들에게 무슨 짓을 해도 될 권리를 갖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라고.

그렇다면 이런 대규모 공장식 축산을 제어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인류가 모두 채식을 한다면야 가장 이상적인 해결 방안이겠지만, 그건 너무 비현실적인 소망일 뿐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육식을 절제하는 것만이 동물의 고통을 줄이고 지구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임순례 영화감독, KARA 대표의 말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

동물의 희생에 인간이 감사할 줄 아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중에 내 아이에게는 이 책을 읽어주면서,

우리가 먹고 있는 돼지 이야기를 해 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