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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미논술CLASS[#논술언니]/연고서성한중경외건동홍

[조경미 논술] 동국대 2015 수시 기출문제 풀이 및 예시 답안

[문제] 제시문 ()~()에 나타난 서로 다른 삶의 목표와 방향을 요약하고, 현대 사회에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삶의 유형을 제시문 중에서 선택하여 그 이유를 논하시오. (600자 내외)


() 다음은 송 황제 진종이 과거 준비에 전념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시의 일부다.

 

부자가 되려고 좋은 토지를 살 필요가 없나니

책 속에 천 석의 쌀이 놓여 있도다.

편안히 살려고 호사스러운 집을 지을 필요가 없나니

책 속에 황금으로 만든 집이 지어져 있도다.

 

과거제가 확립된 송이나 명, 조선에서는 과거를 거치지 않고서는 높은 벼슬을 얻기가 어려웠다. 이 시대에 부귀영화의 삶을 꿈꾸던 많은 사람에게 과거 합격은 인생의 최고 목표였다. 과거 시험은 고단한 노력과 많은 경제적 비용을 감당해야만 치를 수 있었다. 삼대에 걸쳐 급제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30~40년 공부해서 겨우 뜻을 이루는 이도 있었다. 율곡 이이처럼 아홉 번이나 시험에서 장원한 수재가 있는가 하면, 김효흥처럼 76세가 되어서야 문과에 급제한 인물도 있었다.

-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 우리는 재물이나 쾌락 등과 같은 것들로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비어 있는 항아리가 아니다. 행복만이 중요하다는 주장은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에 관한 물음을 무시한다. 삶에는 행복하게 느끼는 것 이상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떤 것들을 원하고, 우리의 신념이 정확하기를 원하고, 우리의 정서가 사실에 근거하기를 원하고, 착각 속에 살지 않고 현실에 보다 정확하게 연결되기를 원한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원하는 것은 보다 확실하게 쾌락이나 다른 경험들을 원하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현실과의 실제적 연결이다. 외적인 현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보다 큰 행복에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현실에 연결되기를 원한다. (중략)

배운 것을 실천함으로써 이웃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나 집단들과 협동적으로 산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과제가 되고 있다. 문명사는 인간이 보다 광범위한 관계에 연계되어 있다는 장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우리라는 개념은 가족에서 혈연적 소집단으로, 소집단에서 부족으로, 부족에서 국가로, 그리고 국가에서 세계 질서로 발전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교육은 자신을 다룰 줄 아는 것,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것, 많은 것들에 감사하고 감상할 줄 아는 것을 함의한다. 또한 배운 사람은 보다 큰 질서의 한 부분인 거대한 영적(靈的) 질서에 민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 고등학교 생활과 철학

 

()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된 것이다. 물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들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긴요한 것들 만일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중략)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사람끼리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관계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방향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 고등학교 문학




[문제] 해설

 

이 문제는 ()~()에 제시된 서로 다른 삶의 목표와 방향을 요약한 후, 현대 사회에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삶의 유형을 제시문 중에서 선택해서 그 이유를 논하는 것이다. 우선 각 제시문을 요약하기 위해 정확한 독해가 요구된다.

()는 중국 송 황제 진종의 권학문으로 과거에 합격하면 온갖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시의 일부이다. 중국이나 조선에서도 오랜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투자하여 과거 시험을 준비하여 합격하게 되면 부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는 기본적으로는 행복 추구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는 밖으로는 현실이라는 상황 하에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안으로는 배움을 실천으로 표출하여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관한 글로 삶의 한 방편을 이야기하고 있다. 글은 행복은 물질적 풍요로만 얻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하여, 삶과 죽음이라는 필연적인 인간의 숙명 속에서 무소유의 삶을 추구할 것을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물질적 풍요의 이면에 존재하는 무소유의 삶을 추구하는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시문 (), (), ()에 나타난 행복 추구 방안의 차이를 중심으로 요약을 한다면 다음과 같다. ()는 중국을 위시해 조선에서도 인생 최고의 목표는 과거 합격이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과거에 응시하여 합격하면 저절로 부와 호화 저택이 굴러 들어온다는 것이다. ()에는 행복 추구 방안이 담겨져 있다. 행복 주장 이전에 우리는 어떠한 존재인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으며, 행복은 자신만이 향유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타인들과 공유해야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또한 배움을 실천하여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세계 질서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에서는 우리들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과감히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필요에 따라 소유했던 것이 도리어 우리 자신을 구속하고 있으며, 물건의 소유욕은 사람도 소유하려는 욕심으로 드러난다. 무소유만이 개인의 이해와 국가 간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삶의 유형을 제시문 중에서 선택하여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제시하였기에 그 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질 수 있다.

 

1. 제시문 ()를 선택한 경우

 

제시문은 송 황제 진종이 공부를 통해 과거에 합격하면 부자도 되고 호화스런 저택도 소유할 수 있다고 학문을 강조하고 있는 점에 착안하여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삶의 방향을 계획하고,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기대하고 시간과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점을 밝히면 된다. 예로 사회적 성공을 통한 높은 지위의 획득과 많은 소득을 얻으려고 사법고시에 응시한다고 가정하자. 조선시대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과거 준비를 30~40년간 한 사람들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는 것이다. 사회적 명성과 고소득이 보장되는 판사·검사·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학부시절부터 시험 준비를 시작해서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를 세월을 감내해야 한다. 76세에 과거에 합격한 김효흥처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사법고시에도 연령 제한은 없다. 이른 나이에 고시에 합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랜 세월 정진해도 불합격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로스쿨이라는 제도가 생겨 변호사가 되는 길이 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여 수학하는 경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해도 고난의 과정을 이겨내고 거기에서 얻는 과실이 크고, 그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삶의 방향을 서술하면 된다.

이러한 논리는 역으로 비용과 노력에 비례하여 얼마만큼의 효용성이 발휘되는가 하는 점도 시야에 두고 논할 필요가 있다. 예로 젊은 나이에 과거 시험, 지금으로는 각종 고시에 응시하다 실패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고뇌하는 점을 다루어도 좋을 것이다.

 

2. 제시문 ()를 선택한 경우

 

참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현실과의 연계성을 중시하는 삶을 살겠다는 방향으로 서술하면 된다. 이 제시문은 고등학교 생활과 철학에 소개된 글로,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험생들은 답안을 세 가지 방면으로 구분하여 논리적으로 서술하면 된다. 첫째는 자신의 행복은 타인과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둘째는 외적인 현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점을 논술해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는 혈연집단에서 세계 질서 속으로 확장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셋째는 교육은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요소임을 논리적으로 강조하여 제시하면 된다.

 

3. 제시문 ()를 선택한 경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개인적, 배금적 사상이 팽배해 있다. 이러한 물질만능 사회 속에서 법정 스님은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라고 한다. 그렇다고 소유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스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최소의 물품만 지니고 긴요하지 않은 물품은 손에서 놓으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그것은 물품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무소유의 외연을 확장하면 그것은 물질보다 중요한 정신일 수도 있다.

수험자는 이러한 사례를 들어 논리를 전개하면 될 것이다. 가령 자신이 느끼거나 체험한 소유의 불편한 사례를 제시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방법도 있다. 소유하려던 욕심이 지나쳐 탐욕에 빠져 사랑하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작은 사례를 통해 최소한의 소유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강조하면 된다. 다시 말하면 사물에 집착하여 버리지 못하다 크게 잃게 된다는 경험이나 독서에서 얻은 사례를 명료하게 제시한다.

다음으로 물질적인 소유에서 벗어난다고 하는 점도 사례를 들어가며 논리를 풀어 놓는다. 이러한 경우 제시문 ()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점을 예시한 위에서 과연 늙은이가 되어서야 과거에 합격하는 길이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과거 합격만이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는 지름길인지, 일순이라도 부를 향유하는 것이 최대의 삶의 목표인지를 되새겨 보는 것이다. 과거 합격이라는 집착이 거꾸로 행복한 삶을 잃게 한다는 논리를 펼친다. 가령 76세의 나이에 과거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여생 동안에 얼마만큼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인가를 생각한다.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물음을 시작으로 무소유의 행복을 서술해 보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한 때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제시하면 된다.

평가기준은 다음과 같다. 지문 속 담겨 있는 바람직한 행복의 상을 추출하고 그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작성하는 경우 우수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논리성이 부족한 경우는 감점 요인이 클 것이며, 적절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경우 추가적인 점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의 난이도는 높다고 보이나, 각 지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바람직한 삶의 유형을 이해한 후 현대 사회에 바람직한 삶의 유형을 정연하게 제시하는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다음 예시 답안은 ()의 법정 스님의 무소유적 삶의 태도를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작성되었으나, (), (), () 중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입장 선택에서 감점이나 가점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수험생 스스로 다양한 답안을 구성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 예시 답안

세 제시문에서는 서로 다른 삶의 목표와 방향을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의 중국과 조선에서는 과거에 합격하면 저절로 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삶의 목표는 과거 합격이다. ()에서는 행복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어떠한 존재인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으며, 행복은 자신만 향유하고 끝내기보다는 현실 속에서 타인들과 공유해야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또한 배움을 실천하여 내면을 풍요롭게 하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세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버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요에 따라 소유했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구속하며, 소유욕은 이해 관계에 따른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무소유하는 삶 태도를 가지라고 한다.

이 중 ()의 무소유적 삶의 태도가 현대 사회에 필요해 보인다.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더 가지기 위한 갈등이 만연해 있다. 물론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그러나 어떤 물질을 필요 이상으로 과잉 욕망하는 것은 삶을 부자유하게 만들고, 특히 이기적으로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내 것을 나누지 못하는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과하지 않게 적당히 가지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과도한 욕망을 버리면 우리는 물질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