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10km 마라톤을 완주하고 온 경미예요 ㅎㅎ
그냥 강아지들이랑 산책도 하고, 가벼운 조깅도 했지만
뭔가 남들과 함께 하는 운동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다 지난 1월, 올해는 공식적으로 마라톤을 뛰어보자..생각을 했어요.
일단, 풀 코스는 불가능. 운동부족 게으름뱅이가 무슨..ㅎㅎ
하프..는 해 볼만은 하겠지만, 솔직히 무서움..
5km는 너무 쉬움. 평소에도 3~4km는 뛰니까.
그래서 현실적인 몸을 고려하여 10km 완주 목표로 신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참가비가 있으니까, 반드시 꼭 참석을 하겠거니(..ㅎㅎ) 싶어서요.
엊그제 택배로 배번호와 이런 책자가 왔습니다.
역시 참가비를 결제해서 그런가..ㅎㅎㅎㅎ
새벽 5시 반에 눈을 떴고(눈이 떠졌고..)
잠실 종합운동장 도착.
데려다주신 나의 아버지 뽀빠이께 감사합니다 ♥
어제까지 비가 와서 솔직히 오늘 마라톤 취소되면 어쩌나 좀 걱정했는데..
사람들도 꽤 왔고, 다행히 비도 그쳤어요.
게다가 비온 후라 공기가 진짜 시원(솔직히 뛰기 전엔 좀 추웠어요..)했고, 깨끗해서 좋았습니다.
식전 행사가 이것저것 있던데, 추워서 안들림..
일단 가방 맡기고, 기념품으로 헤어밴드 받고, 주변 사람들 따라서 준비운동.
3.1절 기념으로 만세삼창.
헷..저는 건국절보다는 임시정부 수립과 3.1절을 대한민국의 시작이라 생각하거든요.
풀코스, 31km 참가자들이 먼저 출발하고,
10km와 하프코스가 출발했습니다.
배번호 15154를 달고 뛰는 저의 현실 목표는 10km 내내 걷거나 쉬거나 멈추지 말고,
최대한 일정한 속도로 뛰어서 완주하자..였어요.
뛰기 전에 3.1절 99주년 기념 마라톤의 이름에 걸맞은 전시물들을 관람합니다.
이젤에 꽤 많은 내용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지인들을 만나서 인사하거나, 짐을 맡기거나 뭐 바쁘잖아요..
기억해두고 싶은 것들 위주로 찍어봤습니다.
저 '조'씨잖아요.
근데 민족대표 33인 중에 조씨가 없어서 좀 아쉬웠어요.ㅎㅎ
이런 거 보면,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민족성이 있는 겐가..싶기도.
..어쨌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이런 희생이 우리에게 자유와 (잠정적) 평화를 주었으니,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도는 우리꺼고, 우리나라는 우리 군인으로도 지킬 수 있거든..흥!
저예요. ㅎㅎ
혼자 가서, 혼자 뛴거라서, 누군가에게 사진 좀 찍어주세요..해야 하는데
달릴거라 화장을 안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배번호만 찍어봤어요.
그리고 달립니다.
사실, 저는 운동을 썩 그렇게 잘 하지는 못해요.
움직이는 걸 매우 좋아하지도 않고.
그런데 강아지들 산책시킬 겸, 약간은 정기적인 운동을 하게 돼서 마라톤에 도전한 거거든요.
근데 달리다보면, 생각과 마음과 정신이 좀 개운해져요.
물론 처음엔 온갖 잡생각이 다 들고,
내가 왜 뛰기 시작했나..싶기도 해요.
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온전히 내게 집중하고,
고마웠던 일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았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거나,
보고싶은 이와, 사랑하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투명한 내가 달리는 기분??
ㅎㅎㅎ 작가가 아니라 말로 설명은 하기 힘들고요,,
그냥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요.
한번 달려보세요^^
오늘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지는 건 익숙하지만,
졌다는 걸 받아들이는 데는 인색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졌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나이는 지났더라.
1등 아니면 어때~
질 수도 있지. 경우에 따라 이길 수도 있고.
그러다 오늘은 나를 앞서가는 사람도 있고,
내 뒤에도 누군가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처음엔 뒤에 있던 사람들이 내 앞으로 가는 모습을 보며
괜한 경쟁심도 생기고 조바심도 생겼었는데
생각해보니 내 배번호에 붙어 있는 칩이 나의 시작과 끝을 측정하는 거니까 신경쓸 것 없다 싶었다.
그리고 누가 나보다 빨리 가면 어떻고, 내가 좀 느리게 가면 어때.
그리고 온전히 내면의 나와 싸우며 반환점을 찍고 돌아오는데,
다리는 달리지만, 마음은 그냥 벤치에 자꾸 앉아 쉬고 있네?
마음아 따라오너라..
하면서 결국 6km, 8km, 그리고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고, 아무도 박수쳐주지 않아도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나는 10km 내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았고, 거의 동일한 속도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남과 비교할 것도 없고,
나 스스로 잘했다고 다독이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오늘도, 잘 살았다."
기록증을 받았고, 빠르게 경기장을 나왔습니다.
끝나고 강의가 있었거든요;;
원래는 오전에 마라톤하고, 오후에 푹 쉬려고 했는데..
마라톤 신청 후에 강의 스케줄이 생겨서 얼른 옷 갈아입고 강의갔어용..
꺄~~>.<
이봉주 선수가 사인을 해 주고 계셨는데요..
저는 그냥 오...이봉주 선수다..
연예인을 보는 것 같다..신기하다..이러고 인증샷만 남기고 왔습니다.
또 만나요.ㅎㅎ
10km 기록은 1시간 4분 45초!
애초에 계획이 1시간 30분 이내로 왔으면.. 싶었는데,
막상 이러니까 5분만 일찍 오게 좀 더 뛸걸..싶었어요 ㅋㅋㅋ
욕심은 역시 끝이 없구먼..+_+
그런데 이대로면 20km는 2시간 반,
42.195km는 최소 4~5시간???
....풀코스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10km 뛰고 보니, 하프코스는 도전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보지 않고 안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해보고 안되면 안되는구나..하려고요.
아마 이후로는 주말 강의가 있어 주말 마라톤을 참가하기는 거의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기회가 되는 대로 공식적인 대회에 참가해볼 생각이에요.
^-^
저는 오늘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즐거웠어요.
언젠가 오늘을 또 추억하며 즐거웠어..하는 날이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에게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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