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논술 강사 조경미입니다^^
이번에는 한양대 논술 시험에 대해 안내드립니다.
한양대는 시험 시간 90분
인문계는 1200자 내외의 답안을 작성하도록 1문항을 출제했습니다.
학생부 종합평가라 하며 학생부를 반영하기는 하지만, 교과는 미반영!
그러니까 한양대 논술 시험에서 내신 성적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물론 출결, 수상, 봉사 등은 반영된다고 하는데....
합격생들을 보면 스펙이 진짜 천차만별, 종합적인 유사성을 찾을 수가 없어요.
무엇보다 논술 답안의 완성도가 높고, 글쓰기를 잘 하는 아이들만이 합격하더라는 것.
내신이나 수능 성적보다 철저하게 논술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합격하더라..이건 사실이에요.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 학교들보다 한양대나 건국대 등 최저 없는 학교들이 이런 특성이 강합니다.
아래 문제는 2012학년도 기출 문제인데요,
학생들에게 풀어보라 했을 때 까다롭게 생각하는 기출 중 하나라서 풀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약비교, 비판평가, 견해판단이 다 들어가 있어 독해력, 표현력, 논리력을 평가하기 좋은 문제입니다.
원래는 1400자로 출제되었고,
우리는 1200자로 변형해서 풀어볼 수 있겠습니다.
당시 한양대에서는 해설과 예시 답안을 미발표했고요..
아래 예시 답안 첨부할게요.
당시 합격생이 써주고 간 답안이에요.
..이 녀석도 이제 졸업했겠지요^^
잘 읽어보시고,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문제] <가>와 <나>의 견해를 비교 분석하고, 각각의 입장에서 <다>에 제시된 ‘생식주의’에 대해 논평하시오.
(1200자 내외, 한양대 2012 수시)
<가> 지구에 불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불은 우리에게 온기와 빛을 선사한다. 불이 없었다면 인류의 삶은 고달팠을 것이다. 밤은 춥고 어둡고 위험해서 우리는 해가 뜨기만을 기다려야 했을 것이고 먹는 음식은 모두 날것이었을 것이다. 동물에게는 음식과 물과 쉴 곳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 모두에 더해 불이 있어야 한다. 다윈은 불 피우는 기술에 대해 “아마도 언어를 제외하고는 인간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발견일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윈은 불로 요리함으로써 “딱딱하고 질긴 뿌리는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독성이 있는 뿌리나 풀도 무해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하지만 다윈조차 인간은 불을 사용하기 전에도 이미 인간이었다고 생각했다. 불의 사용은 신체적으로 이미 진화가 완성된 인간이 정신적 능력을 이용해 자연의 도전에 대응하는 수단 중 하나라는 것이다. 최근까지도 많은 인류학자들이 화식(火食)은 인류의 생물학적 진화와 관련이 없다는 다윈의 입장을 따랐다. 하지만 ‘불로 요리하기’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질을 이루는 핵심적인 요소라는 의견도 있다. 프랑스의 브리야사 바랭은 인간은 화식으로 인해 영양 섭취 효율성이 높아졌고, 그 영향으로 인해 인류의 사회 구성까지 변화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의 여러 고고학적, 인류학적 연구 및 인간 소화 과정에 대한 경험 연구를 통해 정당성이 입증되고 있다. 잘 알다시피 음식을 익히면 더 안전해지고 맛이 더 좋아지며 변질이 덜 된다. 또한 질긴 재료도 자르거나 으깨기 쉬운 형태로 변한다. 그 결과 익힌 음식은 날 음식에 비해 소화가 잘 되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양도 늘어난다. 이처럼 추가된 에너지 덕분에 화식을 시작한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유리해질 수 있었다. 익힌 음식에 적응하면서 그들의 신체는 새로운 식단을 최대로 이용하려는 자연선택의 힘에 의해 소화관이 줄어들고 그 대신 뇌가 커지는 등 형태에 변화가 이루어졌다. 화석 증거에 따르면 익힌 음식에 의존하는 현상은 무려 약 180만 년 전, 인간이 직립하는 단계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의 변화는 생리적, 심리적, 생태적, 생활사적, 사회적 변화로 이어졌다. 이상의 주장이 화식 가설의 핵심이다. 이에 따르면 인류는 익힌 음식을 먹는 데 적응했다. 암소가 풀을 먹는 데, 벼룩이 피를 빠는 데, 그리고 다른 모든 동물들이 각자 고유의 음식을 먹는 데 적응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말이다. 우리는 화식에 적응했고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그 영향은 우리의 육체에서 정신에 이르는, 삶의 모든 분야에 두루 미치고 있다. 우리 인류는 불로 요리하는 유인원이며 불의 피조물이다.
<나> 엄격히 말해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결코 음식이 아니다. 또한, 우리가 그것을 먹는 방식, 그러니까 TV 앞에서, 차 안에서, 혼자서 먹는 것 역시 전혀 식사라고 할 수 없다. 적어도 문명이 오랫동안 이해해 왔던 의미에서는 그렇다. 18세기의 요리 철학자였던 브리야사 바랭은 “먹이를 먹는” 동물과 “식사를 하는” 인간을 대비하면서, 인간의 식사가 생물학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빚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는 음식과 식사를 변호할 필요가 있다. 무엇으로부터 변호한다는 것인가? 바로 식사 행위를 두고 불필요하게 조장된 복잡함, 즉 ‘영양주의(nutritionism)’로부터의 변호이다. 영양주의는 우리에게 세 가지 해로운 신화를 믿게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음식이 아니라 영양의 적절한 배합이라는 것, 영양은 과학자 말고는 누구도 볼 수도 알 수도 없기 때문에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식사는 육체적 건강이라는 협소한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영양주의는 음식의 산업화와 무관하지 않다. 가공식품과 정제 곡물의 출현, 대규모 가축 사육, 막대한 양의 화학비료 사용, 값싼 칼로리의 과잉 생산, 다양한 인간 식단을 밀, 옥수수, 콩 등의 몇 가지 주요 곡물로 축소한 과정 등 이런 중요한 변화들이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서구식 식사를 가능하게 했다. 음식의 산업화와 서구식 식사가 현대인의 주요 사망 원인인 만성질환에 책임이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20세기 초 세계 각지에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전통적인 식사 방식을 버리고 서구식 식사를 받아들인 곳에서는 곧 비만, 당뇨병, 심장 혈관 질환을 포함한 일련의 서구식 질환들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런 병을 ‘서구병(western disease)’이라 불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서구 음식에 자리를 빼앗기기 이전, 전통 식사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이 우리가 고지방이나 고탄수화물이라고 부르는 음식을 주식으로 먹으면서도 잘 살았다. 식단이 전부 고기 혹은 야채로만 이루어진 곳도 있었다. 세계 각지의 전통 식사는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천연 재료를 요리한, 제대로 된 ‘음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는 인간이 서로 다른 형태의 수많은 식사에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영양주의적 사고 방식이 널리 퍼져 있다.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식단이나 필수 영양소를 적절하게 포함한 완전식품에 대한 열광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사람들은 생물학적 필요성 이외에도 다른 많은 이유로 식사를 해 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식은 즐거움에 관한 것이고, 공동체에 관한 것이고, 가족과 영성에 관한 것이고, 우리와 자연 세계에 관한 것이며, 우리의 정체성 표현에 관한 것이었다.
<다> 생식(生食) 혹은 ‘날것으로 먹기’는 서구에서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익히지도 않고, 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갈거나 다른 형태로 가공하지도 않은 것만 먹는, 진정한 의미의 생식을 현대 사회에서 실천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만병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서구식 식생활에 대한 대안으로 생식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기대는 큰 인기를 끈 생식 입문서 ‘자기 치유력! 당신 안의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는 법’의 제목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생식의 결과, 신체 기능이 좋아지고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육체적 고통이 감소하고 활력이 증가했으며 감정적 활동과 사회적 활동 모두 개선되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더해 생식을 지지하는 근거로 생식이 인간의 본성에 합치한다는 주장도 있다. 익히지 않은 음식을 ‘자연 상태 그대로’ 먹는 것이 문명에 물들지 않은 인간의 기원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에게 생식은 인류가 자신의 본성에 맞게 현대적 식생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반드시 따라야 할 식사 행위로 간주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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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답안>
<가>와 <나>는 각각 음식에 관한 견해들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음식과 인류 문화의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이 인류 문화의 어떤 측면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견해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가>의 경우 불의 사용으로 인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가 확대된 점에 주목한다. 다양한 음식의 섭취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고 음식에 의해 결국 보편적인 인간의 특성이 생기게 되었다고 본다. 나아가 인류문화는 보편적으로 다양한 사회 전반에 형성될 수 있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가>에서 음식은 인류의 문화 형성 및 발전에 있어서 보편성의 측면에 주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와는 다르게 <나>에서는 음식이 인류의 문화 형성 및 발전에 있어서 개별성의 측면을 반영한다고 본다. 서구식 식사가 만연한 오늘날의 산업화로 인한 음식들이 아니라 지역적이고 개별적인 음식에 주목한다. 이것들은 비록 현대의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문제가 있지만 그 음식을 섭취해 오던 인류의 문화적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고 나아가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제시문 <나>의 견해를 종합해 볼 때, 음식은 인류의 문화에 개별성을 더해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에서는 생식주의의 유행과 등장 배경 그리고 생식주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를 제시한다. 이는 제시문 <가>, <나>의 입장에서 각각 논평해 볼 수 있다. 우선 제시문 <가>의 입장은 생식주의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인류는 불의 사용으로 인해 보편적 발전의 과정을 겪게 되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신체 역시 진화를 해 왔다고 본다. 때문에 서구식 식단으로 대변되는 건강에 좋지 못한 식단에 대한 반발로 생겨난 생식주의는 오히려 인류발전의 퇴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의 신체는 생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볼 것이다. 때문에 <가>의 견해에서는 인간의 본성에 합치되는 것을 화식으로 보되, 질병을 낳는 식단에 있어서는 수정의 필요성을 인정할 것이다. 다음으로 <나>의 견해는 <다>의 견해와 일견 합치된다고 볼 수 있다. 음식의 산업화로 인해 만연하고 있는 서구식 음식사회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합치된다. 하지만 <나>의 견해에서 음식이 문화와 정체성, 개별성을 보여주는 의의를 가진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 역시 생식주의와 대치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음식을 생식으로만 먹게 된다면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전통적이고 개별적인 문화요소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나>의 견해를 볼 때 서구식 식단에 대한 대안이 그 지역에 걸맞은 지역민들을 위한 토착 음식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1300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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