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I-STORY

[독서/책] 성석제 <인간적이다>

성석제 <인간적이다>

 

성석제님은 참 재밌는 소설가입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오렌지 맛 오렌지'를 시작으로 푸짐하게 생긴 이 아저씨의 팬이 되었지요.

이 책에도 참 인간적인 사람들이 나옵니다.

내 이야기도 있고, 내 친구 이야기도 있습니다. ㅎㅎ

 

성석제님은 세상을 참 소박하지만 날카롭게 바라봅니다.

그리고 소설인지,

실제로 일어난 일을 보고 듣고, 혹은 경험하고 쓴 것인지 알 수 없게 글을 씁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습니다.

있을 법도 한데..진짜 있었던 일인가?..이게 바로 진정한 소설이라 생각하거든요.

현실을 반영하되, 진짜 현실은 아닌 것.

있을 법 하지만, 없었던 일이기도 한 것..

 

단편소설들입니다. 아주 짧습니다. 콩트라고 하지요.

그렇지만 참 긴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인생에 진실이 있다면, 아마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느 소녀의 개 사랑 이야기>는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싶은 해피엔딩입니다.

씁쓸한 웃음이 아니라 진짜 행복하겠다, 부럽다..하는 미소를 짓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에서 소녀가 개를 사랑한다고 알려줬습니다.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궁금하네요..

 

별자리가 게자리인 사람은 마음이 굳고 성실하며 환경에 대한 적응이 뛰어나다고 한다.

타인의 행동과 의지에 융통성 있게 반응해 안전한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한다나.

게는 작은 어류나 오징어, 문어, 새우 등을 먹고 사는데 먹을 게 떨어지면 자기들끼리 잡아먹기도 하고

심지어 제 다리를 먹기도 한단다.

이처럼 환경에 잘 적응하고 융통성이 있다는 게 게가 맛있는 이유일까?

원래 맛있는 게를 뜯어 먹은 게가 맛없을 리 없으리니,

게자리인 나도 다른 게자리 사람을 조심해야 하는 건 아닐까?

혹은 배고픈 나를?

<게를 먹는 게 맞는 게 아닌게요?>의 일부입니다.

참 재치있는 생각이지요.

그리고 게가 저렇게 가리지 않고 먹는 녀석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여전히 게는 참 맛있는 음식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도 모르라고>에 '너희의 미래는 지금 너희가 되기를 열망하는 바로 그것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책을 덮고 잠깐 생각에 잠겼습니다.

내가 너희였을 때 나는 어떤 미래를 꿈꿨던가.

...그리고 아. 지금의 나도 '너희'가 될 수 있는 거잖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어떤 미래를 열망해야겠습니다.

그 미래는, 이루어질 때까지 비밀입니다..^^

 

스스로 '소설을 쓰는 인간'이라 칭하는 성석제님의 다른 작품들도 참 재밌습니다.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씁쓸하기도, 이해하기 쉽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도 세상이 참 어렵다고 느껴질 때 읽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