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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미논술CLASS[#논술언니]/연고서성한중경외건동홍

서울대 2011 정시

【문항 1】

 

출제 의도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문제를 만나게 된다. 개인적인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도 있으며, 공부를 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늘 만나게 된다. 이 문항은 학생들이 앞으로 만날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과학적 탐구의 과정과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문적 사유 형태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은 대학에서 지식을 습득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인문사회와 이공계 학문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현실에서 인문계 학생들도 기본적인 과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교과서에 수록된 매우 자명한 과학적 사실을 설명하고 있는 제시문의 내용을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이 문항은 과학적 추론 과정에 대한 이해력, 지문을 분석하는 능력,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논증력, 그리고 정보를 재구성하여 기술하는 과정의 창의력을 측정하고자 한다.

 

문항 설명

우리의 우주관이 형성되는 과정을 케플러의 사례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함으로써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탐구 과정의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도록 하는 문항이다.

【제시문 1】의 (가)는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소개된 과학적 탐구과정(연구 대상 설정 - 가설 - 실험 및 관찰 - 자료 해석 - 결론)을 설명한다. 과학적 추론 과정을 적용할 때 특정 단계가 생략되거나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명기하였다. 【제시문 1】의 (나)는 과학적 사고의 다섯 요소를 「최무영교수의 물리학 강의」에서 발췌해 매우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제시문 2】는 행성 운동의 법칙이 규명되는 과정을 케플러의 사례를 통해서 기술하고 있다. 케플러의 행성 운동에 대한 세 법칙이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를 바탕으로 「행성 운동과 케플러」(제임스 R. 뵐켈 지음), 「객관성의 칼날」(찰스 그리피스) 등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내용을 추가하여 재구성하였다.

논제 1에서는 원에서 타원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과정을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배운 과학 탐구의 단계에 따라 재구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논제는 교과서에 수록된 과학적 사례를 학생이 얼마나 정확하고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논제 2는 케플러의 탐구에서 과학적 사고의 요소를 찾아내는 문제로서 학생의 추론 능력을 평가한다.

 

 

【문항 2】

 

출제 의도

우리 사회는 당면한 저출산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고 다양한 정책도 실시되고 있다. 학생들은 대개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사회」와 「기술․가정」 교과서를 통해 전통적 성역할의 변화, 가족 개념의 변화, 여성의 교육 수준 제고 및 사회 참여 확대 등 이와 관련한 여러 내용을 배우고 있다. 그러므로 저출산 문제의 대책이 왜 필요한 것인지를 한국사회를 포괄하는 세계 사회의 변동 속에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이 문제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인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이 왜 필요한지 유럽사회의 경험과의 비교를 통해 통찰하고 우리 사회에 적용 가능한 방안은 무엇인지 논리적으로 제시하도록 하였다.

현실의 객관적인 이해를 위해 유럽 국가의 지난 25년간의 여성노동, 출산력 변동에 관한 통계자료, 한국의 현실에 관한 통계자료를 제시문에 나타난 유럽 국가의 육아정책과 연결시켜 사회과학적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항 설명

제시문은 유럽연합에 속한 유럽 국가들이 실시하고 있는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 구체적으로는 육아휴가 등의 정책이 사회문화적 전통과 조건 속에서 어떻게 유형화되는지를 각 그룹에 속한 국가의 특성 및 정책의 특성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표 1>은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유럽 국가의 여성 노동시장 참가율, 합계출산율에 관한 통계자료를 제시하여 먼저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과 출산력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분석하도록 하였다. 또 1980년과 2005년 두 시기에 각각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과 합계출산율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유추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반드시 출산력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을수록 출산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아 이 둘을 양립할 수 있는 정책이 실시되는 나라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도록 하였다.

<표 2>는 한국의 여성 노동시장 참여율과 합계출산율의 추이에 관한 자료로 유럽의 경험과 비교하는 자료로 기능하고 있다.

<표 3>은 한국의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유급노동시간별 무급가사노동시간에 관한 통계자료로 한국사회에서 무급가사노동은 밖에서 일을 하느냐에 관계없이 여전히 여성의 몫이며 부부간 평등한 성 분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을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그림>은 한국을 포함하여 유럽 국가의 성평등지수와 합계출산율에 관한 통계자료로 한국은 어느 유럽 국가에 비교해보아도 성불평등이 심하고 이는 저출산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문항 3】

 

출제 의도

이 문항은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 하는 간단한 질문이다. 하지만 대상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존재론적이며 동시에 인식론적인 미학적 질문이기도 하다. 생활 속에서 늘 접하고 즐기는 대상인 음악에 대해 근본적인 사유를 하도록 한 것이다. 이 문제로써 학생들의 분석적이면서도 동시에 종합적인 사고를 보고자 했다. 또한 제시문에서 음악에 대한 대립적 견해를 보여줌으로써 또 이것을 이용하여 서술하게 함으로써 비판적 사고까지 보고자 했다. 즉 분석적, 종합적,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그것을 논리적인 글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고자 했다.

이 문제는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인가 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떤 음악을 좋은 음악으로 인식하는가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자신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에서 시작하여, 왜 그것을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였는지 물을 것이다. 이 물음은 ‘음악성 또는 음악에 있어서 예술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리고 그것은 예술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또 예술 이외의 요소로써 예술적 가치 판단을 좌우하는 일이 없는지 묻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미적인 것뿐만 아니라 미적이지 않은 것, 곧 인식적, 윤리적, 정치적, 사회적인 요소와의 관계까지 묻게 될 것이다. 제시문은 그런 사유를 펴는 데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논리를 펴는 데 논거로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항 설명

논제는 극히 평범하고 간단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철학적 미학적 논쟁이 잠재해 있다. 어떤 것이 좋은 음악인지 하는 문제는 그것이 왜 좋은 음악으로 받아들여졌는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나아가 어떤 음악이 어떤 사람, 어떤 집단에 의해 좋은 음악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서술할 수도 있다. 간단한 문제이지만 예술성의 본질에 대한 문제이므로 미적 경험이나 미적 가치 판단의 근본적 물음을 피해갈 수 없다. 이는 곧 예술과 도덕, 예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모색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제시문1】은 예술 외적인 요소에 의해 음악의 가치가 판단되는 상황이며, 【제시문2】는 음악 그 자체가 음악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준거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또한 【제시문1】은 향유자로서 음악에 대한 태도와 인식을 보여준 것이라면, 【제시문2】는 주로 직업 음악가로서의 그것을 보여준다. 두 제시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제시문 1】은 유명한 고전소설 「구운몽」에서 따왔다. 「구운몽」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제시문 1】이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부분은 아니지만, 「구운몽」의 줄거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습한 것이다.

해당 부분은 「구운몽」의 주인공인 양소유가 과거시험을 보러 서울로 가서 나중에 부인이 될 정경패의 얼굴을 보기 위해 여자로 변장하여 정경패 집에 들어간 장면이다. 양소유는 정경패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자기도 연주를 잘 한다고 하며 만남의 기회를 잡았다. 양소유가 음악을 연주하자 정경패가 하나하나 그 연주와 음악을 평가하는데 정경패의 음악 평가 기준은 도덕이다. 나라를 망하게 하거나 난세로 몰아간 사람들이 짓고 즐긴 음악, 절개를 잃은 부인이 지은 음악 등 비도덕적인 인물의 음악은 음악의 내용과 상관 없이 부정됨을 보여준다. 예술을 극단적인 도덕주의적 관점에서 파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의 연장 선상에서 공자나 순임금 등 유교적 기준에서 최고의 성인이 만든 음악은 그 음악적 수준도 최고로 친다. 이는 음악을 음악성 자체보다는 도덕적 기준에 의거하여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으로 나누는 유교의 예락관(禮樂觀)이 반영된 것이다.

한편 양소유는 정경패 정도로는 이 예악관을 철저히 실천하지는 않았다. 현대식으로 말하면 정경패가 극단적인 도덕주의적 예술관을 지닌 데 비해 양소유는 온건한 도덕주의적 예술관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작품 내의 정보를 통해 학생들이 좋은 음악을 평가하는 데 도덕이나 정치, 시장 등 음악 외적인 요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예컨대 음악가가 일제강점기에 친일을 했다고 해서 그 음악가의 음악 작품까지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옳은지, 사회 풍기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어떤 음악을 나쁘게 몰아가 검열하고 통제하는 것이 옳은지, 금지곡, 정치 선전 음악 등 음악과 사회의 관계까지 살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시문2】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유득공의 「유우춘전」에서 따왔다. 이 작품은 EBS 강의 자료에서 작품으로 소개되어 있다. 【제시문2】는 예술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있어서 좀 더 복잡한 문제를 제기한다. 먼저 인용 맨 앞에 등장하는 서상수는 상층 귀족으로 음악의 순수성 혹은 예술적 가치를 대단히 중히 여긴다. 서상수는 길거리의 저급한 음악과 고도로 숙련된 음악가의 고급 음악을 철저히 나누려는 입장이다.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고급음악과 저급음악, 고급음악과 대중음악을 철저히 나누고, 후자를 낮추어보는 입장인 것이다. 반면 정작 직업 음악가인 유우춘은 서상수와는 의견이 다르다. 길거리의 저급한 음악이라고 결코 그 가치를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길거리 음악을 삶의 가장 절실한 문제인 생존에 기초한 것이어서 다른 어떤 예술보다 진정성이 있다고 보았다. 물론 그 역시 고도의 형식미를 갖춘 음악 그 자체의 예술성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예술성은 대중성과 철저히 괴리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제시문2】를 통해 학생들은 좋은 음악이 꼭 고급음악이어야 하는지, 대중음악도 좋은 음악이 될 수 있는지, 될 수 있다면 어떤 이유와 조건 때문에 가능한지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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