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헤어짐이 있다는 걸 몰랐던 건 아니지만,
어떤 인연에서 만남과 헤어짐이 내게 이렇게 크게 남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아직도 그립다.
살다가 또 만날 수 있으리라는 작은 희망이라도 갖고 살 수 있도록 널 잃어버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고,
더 잘해주지 못한 나를 원망도 했고,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은 신을 미워도 했었다.
여전히 나는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라 비우지 못한 감정이 남아 있는데
너는 잘 있는지, 이제 좀 편해졌는지, 혹시 다시 태어나지는 않았는지..
몽이랑 나나를 잘 만났는지.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겪은 이별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다시는 다른 반려를 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나는 어떻게 그렇게 이별하고, 또 이별하고, 또 이별하고도, 이 아이들을 또 들였는지 대단하다고 하더라.
근데, 그게 사실은 대단한 게 아니라, 아툼이 이어준 인연 같아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사랑하고, 내 삶의 일부에 동반자가 되어주었던 아툼이,외로운 누군가에게 자기가 주었듯 사랑을 나눠주라고 가르쳐줬다.
그래서 나는 오설이와 오돌이를 외면할 수 없었고, 차우를 외면할 수 없었으며, 담비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툼 덕분에 우리 가족은 또 다른 식구들을 기꺼이 맞이할 수 있었던 것..
내년 이맘 때가 되면 또 다시 마음이 허하고 그리움이 사무치겠지만,
그때도 담담하게 또 나는 너를 이야기할 것이고, 너를 또 그리워할 것이다.
어쩌다 어떤 하루, 문득 아툼이 생각나면 그 순간을 멈춰서 너를 본다.
사진 속에 있는 너라도, 그 흔적이 너무나 고마워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을, 오늘도 여기 묻어본다.
오랜만에 옛날에 찍어둔 영상을 보았어. 넌 여전히 그대로구나.
나중에 다시 만날 때, 늙은 언니라도 꼭 기억하고 마중나와줬으면..
'MI-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스코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에서 울다가 웃는다 (0) | 2024.03.12 |
---|---|
카라, 안녕 (0) | 2024.03.06 |
오설&오돌 (0) | 2024.02.26 |
2024.2.제주도 (0) | 2024.02.16 |
우리 담비 개귀여운 날 (0) | 2024.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