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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ORY

이른 봄소식

by 경미쌤😍 2018. 1. 31.

 

20년 지기의 어머니께서 쓰러지셨다

대강 어림잡아 계산해도 어머니는 아직 젊으시다

 

어머니 연세가 어떻게 되시냐고 묻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 정도면 돌아가실 수도 있겠다거나

돌아가시더라도 그 연세면 아쉬울 것 없다 생각할까봐..

생명의 끝과 연속을 통념이라는 보편적 기준에 따라 재단하는 이기적 판단을 할까봐 두려워서..였다

 

오늘 30분에 이르는 출근길을 걸으며

얼었던 개울물이 조금씩 녹아 흐르는 장면을 보았다

세상에 엊그제만 해도 칼바람에 꽁꽁 얼었던 얕은 물이었는데

벌써 졸졸거리는 걸 보니 곧 봄이 올 것이다

어머니에게도 이렇게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위로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나라서

힘내란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다

어떻게 힘을 내라는 건지

난 힘내란 표현이 공감되지 않아서 입밖에 내는 게 어렵다

그래도 어머니도 당신도 힘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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