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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봄 울 올리브씨는 이미 왕겨깔고 씨알들을 심었고 오늘 울 뽀빠이씨는 밭을 가셨다. 나는 한량처럼 산책을 나섰고 담비랑 같이 나갔다 복숭아 나무에 활짝 피었는 꽃 하나를 보았다. 그리고 초점은 못 맞춰 찍었지만ㅋㅋ 나무마다 잎싹이 돋았다. 햇살이 따따시했고 감동적인 아침이었다. 2021. 3. 16.
夢魂 近來安否問如何 月到紗窓妾恨多 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路半成沙 요즘 안부를 여쭈오니 어떠하신지요. 달빛이 창가에 비치니 제 슬픔이 많답니다. 만일 꿈 속의 넋이 발자취를 남길 수 있었다면, 그대 문 앞 돌길이 모래길로 바뀌었을 것입니다. 간절한 그리움과 한이 그려져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실은 이런 슬픈 사랑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간절한 그 마음은 지니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찾았던 그이의 사랑에 응답하며 살고 싶습니다. 꿈속에서 그리던 사랑을 하겠습니다. 2021. 3. 12.
2021년의 상사화. 카라와 이별한지 13년. 강아지들과 산책을 하는데 상사화가 자라던 자리에 또 다시 상사화가 자라고 있었다. 작년 7월 중순은 상사화 꽃대가 올라와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7월 말, 꽃들이 활짝 피었더랬지. 아름다운데 슬픈 꽃. 그리고 올해 3월, 눈이 녹고 겨우내 떨어진 잎들이 땅으로 녹아들 무렵 다시 상사화 잎이 나온다. 잎과 꽃이 함께 있을 수 없어 이름붙여진 '상사화'라는데.. 서로 相 생각하는 思 꽃 花 몇 년 전부터 3월 초만 되면 마음이 아린다. 왜 새학기가 시작하는 그 무렵 나는 내 일부와 같던 이들과 이별을 해야만 했던가 싶어서. 4년 전, 3월 4일은 아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13년 전, 3월 6일은 카라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결국은 한 뿌리에서 나온 상사화 잎과 꽃처럼, 내가 보낸 아이들과 내.. 2021. 3. 6.
아툼, 안녕? 언니가 제일 처음 사랑했던 강아지가 누구냐 묻는다면 주저없이 아툼 너. 내가 이름 주고, 아들로 키워서 세상 가장 귀한 아툼 너. 2017년 3월 4일. 네 시간은 그때 멈췄지만 내 시간은 여전히 흐른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그리움은 언제쯤 그치려나. 그래도 잊혀질까봐 무뎌질까봐 그게 더 무섭다. 이 그리움이 차라리 시간이 멈추는 날까지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로 인해 배운 사랑을 지금 내가 잘 행하고 있는지 해마다 돌아본다. 언제고 다시 봐도 그대로인 네가 오늘도 그립다. 2021. 3. 4.
작년 봄 집에서 둥지를 튼 새 재작년이었나, 고양이에게 한 번 습격 당하고 사라졌던 새와 같은 종류의 새들이 작년에 같은 곳에 집을 지었다. 다행히 커다란 전등과 책장이 3면을 막아주었고, 아래쪽에 고양이가 디딤돌 삼을 수 있을 만한 것을 싹 다 치워줘서 별 탈은 없었다. 10센티도 되지 않아 보이는 작은 새가 알을 돌봤고, 아침 저녁으로 한동안 우리 식구는 알이 부화했나, 몇 마리나 깨어났나 밥먹기 전후로 꼭 확인하고 밥상에서 이야기 소재로 삼았다. 온실 안에도 동일한 종류의 새가 집을 지었다. 나무 줄기 3개를 묶어서 이렇게 튼튼한 집을 지었다. 웬 털이 수북해서 보니, 어쩌면 저건 오돌이랑 오설이 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얘네도 잘 깨어나서 잘 크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빈 둥지였다. 왠지 허전하고 서운했다. 처음 .. 2021. 3. 2.
청계 왕달걀 완전 신기하게도 달걀 크기가 제각각이다. 아마 저 왕 큰 달걀은 쌍란이겠지?ㅋㅋㅋ 아리들이 하루에 낳는 달걀 숫자가 많이 늘어난 걸 보니 드디어 봄이 되어 가나보다. 낳느라 고생했셔.. 언니가 맛있게 먹을게♥ 2021.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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