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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ORY696

스위스 툰 호수, 오베르호펜 성 여기서 내가 뭘 보았고, 뭘 느꼈는지 쓰려고 했는데, 게으름 부리다가 너무 늦었다. 나는 여기에서 이방인이었고, 수영복만 입고 길가 풀밭에 앉아 있다가 물에 퐁당퐁당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감탄, 감동, 부러움, 놀라움, 신기함..을 느꼈더랬다. 원래 저기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할 생각이었는데, 블라우제 호수에서 시킨 메뉴가 늦게 나왔다고 서버가 커피를 챙겨줬다.. 그래서 커피는 패스하고, 그냥 저기 걷고, 툰호수에 손도 담가보고..그랬다. 생각보다 물은 차지 않았다.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라던데.. 그러니까 사람들이 퐁당퐁당 들어갔겠지?ㅎㅎ 백조를 보았고, 세상에서 가장 큰 새를 본 기분이었다. 하얗고 깨끗한데, 물이 닿으면 또로록 물방울이 흘러 내려 코팅된 녀석의 깃털이 너무나 고왔다. 호수 .. 2022. 9. 20.
호랑이들을 키운 소감 내가 논술 강의를 하면서, 정규반에서는 반드시 직접 첨삭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지만.. 불가피하게, 파이널 기간에는 첨삭선생님을 뽑아서 협업을 한다. 물리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모든 수강생들에게 똑같이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뽑았던 첨삭진들 중, 벌써 2명이나 논술 강의를 본업으로 삼았다. ㅎㅎㅎㅎㅎ 내가 호랑이들을 키웠다... 이것들이 선생님처럼 되겠다고!! 물론 학교 선생하는 제자들은 많지만, 학원 선생은 알바로나 좀 하지 본업으로는 좀 드물었는데.. 한 녀석은 분당과 대치동을 거쳐, 이제는 강서구와 인천을 오가며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한 녀석은 내게 배워 논술을 합격했고, 합격 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첨삭 조교를 해보고 싶다고 하여 첨삭진으로 뽑아줬었다. 학원일을 하겠다고.. 2022. 9. 15.
'고추' 따기+'사막의 장미' 성장기 올해도 고추 농사가 나름 잘 된 듯.. 맨날 새벽마다 엄빠만 노동했는데 추석 앞두고 거의 마지막 고추들을 수확할 때 나도 손을 거들었다. 우리 돌설차도 고추 따는 동안 기다려줬다. ㅋㅋㅋ 이쁜 내새끼들 "언니!! 얼른 나가자!!" 하는 표정인데 일단 고추 다 따고 나갈 거야..라고 하고 기다려주라 했다. 나는 오돌이의 저 멍충미 가득한 표정이 좋다.. 근데 차우, 저거는 꼭 저렇게 딴짓하더라~~ 털 밀어줬더니 진짜 사자같이 됐다ㅋㅋ 워후..생각보다 밭두렁이 길구먼~ 게다가 딸 게 많지도 않아서.. 바구니는 쉬이 차지 않았다. 여기 있던 들깨들은 엄빠가 이미 다 수확해서 잘 말려놓으셨다. .. "참깨를 털면서"라는 작품이 있다. 올해 ebs 수특에도 실려있더라 ㅋ 할머니랑 참깨 털다가 힘껏 내리쳤더니 지혜.. 2022. 9. 14.
합격생의 선물 '고양이의 보은'처럼 '합격생의 선물'을 받았다. 우리반 아이들은 손편지를 써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답안 작성하듯이ㅋㅋ 포스트잇이나 쪽지에 "쌤 고마워용"이나 "쌤 사랑해용" 같은 절반은 뻥인 것 같은데 어쨌든 소중한 애정표현. 합격생이 수줍게 선물이라고 들고 왔다. 작년에 온라인 수업을 할 때 맨날 컴퓨터 화면만 보고 있으려니 쌤이 늙었는가 어깨도 목도 아프다..고 지나는 말을 했는데 그때 누군가가 "호랑이 크림이 좋대요"라고 했다. 채팅창에 호랑이 크림 얘기가 나오니 아이들이 텐션을 올려서 수다를 몇 마디 하더라고.. 질문엔 응답 안 하던 것들이!! 아마 sns 같은 데서 나름 유명세가 있었는가봐.. 그때 그 대화의 시작이었던 꼬꼬마가 합격해서는 이렇게 소중한 쪽지를 남기고 갔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2022. 9. 11.
프란시스 베이컨&아드리안 게니 전시회_청담 분더샵(2022.9.3~9.5) 전시 일정: 2022. 9. 3 ~ 9. 5 시간: 11:00~18:00 장소: 분더샵 청담 B1 서방님 덕분에 이번엔 국내에서 가볍게 전시회 관람 다녀왔다. 9.3 이전에 9.1 프리뷰 한다고 초대장 받아서 갔는데, 양인들이 참 많았다. 우리나라 아주 열렸어..ㅎㅎ '프란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를 함께 전시하는 것. 폭력과 갈등을 표현하기 위한 불안정한 이미지와.. 예를 들면 그림을 그렸다가 나이프로 긁어내는 화법으로 낯선 기법을 추구하는 게니의 작품은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더랬다. 서방님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감사-♥ 게니는 젊고, 베이컨은 세상을 떠났지만 둘 다 나름 거장이고, 두 작가 모두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이나 어떤 고통을 표현하고자 했던 점은 유사했기 때문에 병치시켜 감상을 유.. 2022. 9. 1.
스위스 Blausee 호수 스위스 Blausee 호수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잠시 살았더랬다. 그리고 맑은 물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숭어에게 물렸다. 피도 났다.. 서방님은 복수해준다고 블라우제 호수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통으로 찐 숭어 요리를 먹어줬다. ..미아냉. 내가 물라고 손가락을 넣은 건 아니었는데.. 물리고 괜히 숭어한테 복수ㅎㅎ 빙하가 녹아 흐른 물이라 차가웠고,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과 더불어 바람이 참 선선했다. 내가 방문하던 당시 유럽은 42도가 넘었던 날도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42도가 넘는 날씨에 3일 동안 하루 3만보 이상, 총 10만보 이상을 걸었다. 대학생 배낭여행 하듯이. 그리고 스위스에서는 너무도 평화로웠고, 자연이 만든 색 안에서 여유를 즐겼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 간다. .. 2022.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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